"구글·MS 겨루자"...네이버, 韓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 출사표

클로바X·큐(Cue:) 등 서비스 선봬...6500배 더 많은 한국어 학습 강점

인터넷입력 :2023/08/24 18:55    수정: 2023/08/25 09:14

네이버가 ‘한국형 챗GPT’를 표방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와 기술력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네이버는 한국어에 특화한 토종 서비스를 강조하며,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네이버는 24일 서울 강남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회사 기술 방향과 사업 전략을 공유하는 ‘단(DAN) 23’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네이버는 재작년 선보인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퍼클로바X와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 그리고 검색 서비스 큐(Cue:)를 선보였다.

하이퍼클로바X를 내놓기까지, 네이버는 5년간 1조원 이상 자금을 AI 사업에 투자했다. 이날 컨퍼런스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수십년간 경험한 이용자에 대한 이해도와 서비스 운영 노하우, 기술 역량 등은 하이퍼클로바X 경쟁력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밑거름”이라고 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4일 'DAN 23' 컨퍼런스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픈AI 챗GPT나 구글 바드, MS 빙 챗봇 대비 하이퍼클로바X가 지닌 차별화한 강점은 바로 한국어다. 챗GPT와 비교하면, 하이퍼클로바는 6천500배 더 많은 한국어를 학습했다. 기존 하이퍼클로바와 달리, 하이퍼클로바X는 소비자를 넘어 기업간거래(B2B)향으로 이용 범위를 확대했다.

최수연 대표는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포함해, 우리 사회 맥락이나 법·제도 등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생성형 AI”라고 했다. 매개변수(파라미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LLM을 둘러싼 빅테크와 경쟁에 있어, 핵심 노하우라는 설명이다.

개인 이용자는 이날 오후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클로바X와 큐를 통해 네이버 생성형AI를 접할 수 있다. 하이퍼클로바X 백본 모델인 클로바X는 창작과 요약, 추론, 번역, 코딩 등을 탑재해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가령 “맞춤형 식단 구독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는데, 투자 제안서 초안을 써달라”고 질문하면, 클로바X가 시장 상황이나 투자 유치 계획 등을 제시한다는 얘기다.

내달 PC 베타 버전 출시를 앞둔 검색 서비스 큐도 있다. 큐는 ▲질의 이해 ▲답변이 포함된 출처 수집 ▲답변과 출처 사실성 일치 확인 3단계 기술적 과정을 통해 기존 생성형 AI 서비스가 지닌 한계점인 환각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11월부터 네이버 검색에 순차적으로 통합 적용된다.

김용범 네이버 서치 US AI 기술 총괄

김용범 네이버 서치 US AI 기술총괄은 “기존 생성 AI 검색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로 이용자들이 일상에서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사용성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큐를 통해 검색부터 장소 예약, 쇼핑 등 대화형으로 쉽고 빠르게 이어지는 확장된 검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용 서비스는 프로젝트 커넥트X와 뉴로 클라우드 등이다. 프로젝트 커넥트X를 통해 디자인과 코딩 등 전문적인 업무를 LLM 도움을 받아 훨씬 쉽게 수행할 수 있으며, 자료 탐색이나 문서 작성, 일정 조율 등 분산된 업무들을 연결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뉴로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중심으로 일부 영역에 AI를 적용한 뒤 데이터를 학습하기보다, 파트너사가 직접 데이터를 업로드해 하이퍼클로바X를 데이터센터에 압축한 다음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미니어처’ 형태다. 데이터 보안 문제를 자연스레 해결할 수 있다.

고객사 데이터센터 내 폐쇄된 사내망으로 네트워크 환경을 구성하기 때문에, 고객사는 보안 침해나 유출에 대한 우려 없이 안전하게 자사의 데이터를 학습시킨 특화된 거대 언어모델을 만들 수 있다. 또 클라우드 기반이라, 지속적인 모델과 솔루션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I 기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도구인 클로바 스튜디오도 하이퍼클로바X 바탕으로 한층 더 강력해진다. 각 기업은 보유한 데이터를 하이퍼클로바X에 결합해 버티컬 영역에 특화한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

클로바X를 토대로 네이버 내외부 여러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연결하는 시스템 ‘스킬’을 통해 기업 간 협력도 가능하다. 네이버는 이를 기반으로 쏘카와 야놀자, 배달의민족(배민) 등 기업들과 'AI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파트너십 기반 협업을 이어간다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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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대표는 “B2B 모델부터 수익화하면서, 서비스에 대한 검증을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과금이나 비상품 관련 유료화 계획은 있지만, 아직 구체화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경쟁을 놓고,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GPT 3.5와 비교했을 때 내부 지표상 승률은 75%가량”이라며 “GPT4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성능을 보이고 있는데, 많은 데이터와 고비용을 들여 그만한 AI를 구축하거나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우린 이용자 요구사항을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도록 공급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