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中 전역서 비밀리에 반도체 공장 건설

중국 정부로부터 40조원 자금 지원받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8/24 08:30    수정: 2023/08/24 10:22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 화웨이가 중국 전역에서 비밀리에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를 인용해 화웨이가 지난해 반도체 생산에 뛰어들었으며 중국 정부와 선전시로부터 약 300억 달러(약 40조2천억 원)를 지원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피해 기술을 개발하려는 '그림자 제조 네트워크'라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사진=화웨이

SIA는 화웨이가 기존 반도체 공장 최소 2곳 이상을 인수했고 새로운 공장 3개 이상을 짓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300억 달러 규모는 미국의 반도체지원법의 보조금 금액과 맞먹는다.

미국 상무부는 2019년 화웨이를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려 거의 모든 사업에서 미국 기업과 협력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러나 화웨이가 다른 회사의 이름으로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설하거나 칩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우회하면 미국의 반도체 장비와 기타 부품들을 간접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에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SIA 경고를 접수하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BIS는 블룸버그에 보낸 성명에서 "화웨이, 푸젠진화, PXW 등에 가해진 엄격한 제한을 고려할 때 그들이 기술 개발을 시도하기 위해 상당한 국가 지원을 구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BIS는 수출 통제를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으며, 2022년 10월 7일 규정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모든 중국 기업이 특정 첨단 반도체와 칩 제조 장비를 획득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부과했다. 이는 중국의 군사력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은 주로 28나노미터 이상의 기술을 사용하는 구세대 칩 제조 장비만 구매할 수 있으며, 화웨이와 같은 블랙리스트 기업은 미국의 라이센스 없이는 구세대 칩 또한 구매가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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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A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1천억 달러(약 134조원) 이상을 투자해 23개의 반도체 제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중국은 2029년 또는 2030년까지 28나노 또는 45나노 기술로 만들어진 구형 반도체 분야에서 업계 전체 생산 능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반도체산업협회는 워싱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인텔, 삼성전자, TSMC, ASML,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 등을 포함해 전 세계 반도체 제조업체의 대다수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