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수 코앞...유통 업계 수산물 안전 강화 '분주'

백화점·마트·이커머스, 방사능 측정기 구비·수입처 다변화 등 노력↑

유통입력 :2023/08/23 17:28    수정: 2023/08/24 10:02

일본 정부가 이르면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유통 업계도 방사능 측정을 강화하고 미리 인기 수산물 품목 물량을 확보하는 등 대비에 분주한 모양새다.

현대백화점은 전국 16개 점포에 방사능 간이 측정기를 구비하고, 일부 물량에 한해 이미 방사능 검사를 시행 중이다. 또 굴비 등 주요 수산물 품목 물량 수매를 이미 마쳤고, 수입처 다변화도 노력 중이다. 또 현대백화점은 방류 시작 시점서부터 식품 연구소 고성능 방사능 측정기도 함께 활용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수산물 방사능 조사 결과를 정기적으로 체크해, 관련 수산물이 롯데백화점에 입고되는 일이 없도록 사전 조치하고 있다. 6월 말 전 지점에 방사능 측정기를 들여와 지난달부터 매뉴얼에 따라 수산물 입고 시 방사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23일 오전 부산 사하구 부산시수협 다대공판장에서 방사능 검사 요원이 수산물 신속 검사를 위해 어선에 올라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출처=뉴스1)

특히 롯데백화점은 굴비, 선어, 멸치 등 대표 수산 품목 추석 비축 물량을 올해 설 물량 대비 1배 이상 확보했고, 내년 설까지 예상 물량을 미리 비축했다. 또한 아일랜드, 스페인, 캐나다 등 수입 수산물 산지 다변화도 준비 중이다.

신세계백화점도 국내산 굴비와 갈치, 옥돔 등을 내년 설 물량까지 사전 확보한 한편, 아르헨티나, 캐나다, 에콰도르 등 일본과 지리적으로 멀고 방사능 위험도가 적은 지역의 갑각류와 선어를 신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 수산물 전체 품목 중 대서양, 지중해산 상품은 전년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상태다. 국내산 수산물의 경우, 정기적으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는 지역 수협 위판장에서만 수매한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하는 수산물의 경우, 방사능 검사성적서가 확인된 제품으로만 취급하고 있으며, 상품과학연구소에서 방사능 간이측정기를 통해 상시적 검사진행과 더불어 고순도 게르마늄 감마핵종 분광분석기 등 정밀 분석 장비도 도입 검토 중이다.

현대, 신세계, 롯데백화점은 모두 2011년 후쿠시마 사태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이마트는 방사능 안전관리 대응 단계를 상향하고, 주별 검사 건수를 확대하는 등 안전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올해 1월부터 안전성 검사를 평시-주의-경계-심각 4단계 대응 단계로 운영하고 있으며, 6월 말부터 주별 검사 건수를 기존 대비 2배 늘렸다. 아울러 당초 검사 대상 어종 중 최대 25%만 샘플링 검사를 진행했지만, 6월 말부터는 최대 50%로 확대했다.

이마트는 광어, 굴, 참굴비, 멸치 등을 수산물 이력제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이력제 상품 확대를 위해 6월 해양수산부와 ‘수산 식품 민간 참여 이력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국립수산물품질과 수산물 안전 공급 관련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마트도 2011년 이후 일본산 수산물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2월 오염수 방류 대응 전략을 수립해 수산물 입고 단계별로 안전성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롯데안전센터에서 분기별 1회 진행하던 샘플 검사를 주 4회로 확대했고, 향후 검사 횟수도 늘릴 방침이다.

또한 국산 냉동 굴비, 갈치 등 대표적인 선물 세트는 사전에 이미 물량을 비축했고,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방사능 검사를 추가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수입산 냉동 새우, 명란 선물 세트도 강화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2011년 이후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오염수 방류 시 국내산 수산물도 공급 업체 자체 검사를 통해 안전이 확인된 상품만을 확보해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홈플러스는 국내산 수산물을 공급하는 모든 업체에 상품 검사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해 철저한 품질관리를 시행한다. 홈플러스는 계속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고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수산물 안전 관리 절차를 확립하고, 향후 정부 정책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산물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한다는 복안이다.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 소재의 제1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들이 탱크에 저장돼 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신선식품 등 먹거리 관련 이커머스 업계도 방사능 검사 등 관련 조치를 실시 중이다. SSG닷컴은 위기 단계에 따라 유동적으로 수산물 방사능 안전성 검사 품목과 횟수를 늘리고 있으며, 산지 출하 단계에서 해수부 품질관리원 검품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또한 수산물 수매확인서 확보하고, 수산물 이력 상품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SSG닷컴 네오센터는 정기적으로 상품을 샘플링해 한국식품과학연구원에 방사능 위탁 검사를 진행한다. 현재까지 방사능 검사 부적합 사례는 없으나, 만약 기준 초과 상품이 발견되면 즉시 판매를 중단하고 이력을 역추적해 상품이 추가 유통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피킹앤패킹센터는 이마트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방사능 안전관리체계에 의거해 상품을 운영 중이다.

마켓컬리는 수산물과 더불어 소량으로 취급하는 일본산 수입 제품 등을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매일 진행하고 있으며, 안정성이 확인된 상품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마켓컬리도 일본산 수산물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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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마켓도 최신 기준 원물 방사능 검사지를 확보하고, 간이 방사능 검사기로 1차 확인된 상품만 입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또한 중금속, 미세플라스틱 검사도 병행해서 준비 중이다. 정육각은 국가에서 지정하는 기준에 근거해 산지 업체들이 진행하는 연간 수산물 식품 안전성 검사 결과를 관리하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 등 사태로) 먹거리 안전성이 중요시되고 있어 유통 업계가 신규 산지, 품종 발굴, 산지 다변화 등 고객들이 안심하고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경우 추석을 맞이해 보통 명절 굴비세트 등이 많이 판매되는데, 대부분 물량을 이미 비축한 상태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