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택시 세상은 정말 올까?

SDV 중심차로 전환과정서 필수 기술..."시행착오 많을 듯" 비판 시선 숙제

카테크입력 :2023/08/22 16:50    수정: 2023/08/22 18:22

자율주행기술이 고도화하면서 방향지시등만 점등해도 차선 변경이 가능해졌다. 때로 터널같이 시야가 어두워지는 곳에서는 운전자보다 더 안전하게 속도를 제어해준다.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자율주행을 하는 레벨3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있다.

지금까지 자율주행 레벨4와 레벨5는 특정구역내 실증 영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자율주행기술이 발전한 국가들이 각 도시 하나를 통째로 사용하도록 허가하면서 무인 자율주행 택시를 눈앞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공요금위원회(CPUC)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모와 크루즈에 무인 차량을 이용한 상업용 승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운영 권한을 부여하는 결의안을 승인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행에 나섰다.

제너럴모터스 무인택시 크루즈

통상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기준으로 한 자율주행 단계에서 레벨3는 차량이 스스로 돌발 상황과 주변 사물들을 인식하고 대응하지만, 위험시 운전자가 개입해야 한다. 레벨4와 레벨5부터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가 없다. 다만 업계가 보는 레벨4는 특정구역 설정 내에서만 자율주행이 가능하나 레벨5는 구역 없이 어떤 지역에 들어서도 즉각 대응하는 단계를 뜻한다.

무인택시는 일종의 테스트베드다. 자율주행기술은 결국 승용차에 들어가는데, 승객을 태우고 도시 전역을 다니며 데이터를 쌓기 적합한 형식이다. 무인택시로 통칭하는 로보택시 시장은 2024년부터 10년간 연평균 13% 성장률을 보이며 2044년에는 1조달러(1천337조)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도전이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 전환의 선결조건인 자율주행이기 때문에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아직 기술적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SDV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이 꼭 필요한 기술이라 대부분 기업이 목표로 삼고 있다”며 “하지만 도로에서는 엔지니어 상상을 벗어난 상황이 너무 많기 때문에 문을 열고 나가거나 긴급상황 발생 시 병원이 아닌 다른 목적지로 간다든지 아직 의구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무인택시, 예측불가 상황에 불안 가중…비싼 요금도 부정적

자율주행은 아직도 계속 연구 중인 기술이다. 그런 만큼 충분한 데이터가 쌓여 있지 않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24시간 운영되던 제너럴모터스(GM)의 무인택시 크루즈가 잇단 사고로 운행 차질을 겪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차량관리국(DMV)은 운행 차량 대수도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반대주의 단체 'Safe Street Rebel'의 한 회원이 크루즈 자율주행 시스템을 무력화하기 위해 콘을 올려놨다. (사진=X(옛 트위터))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24시간 운행 허가 하루만에 무인 택시 10대가 해변 한 거리에 멈춰 15분 이상 차량 정체를 일으켰다. 당시 축제가 진행된 탓에 시스템에 혼선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출동 중인 소방차와 신호 혼동으로 충돌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시스템 혼선도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택시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무인택시 업체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수년째 테스트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용화 허가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른 도시에서 흔쾌히 받아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보도했다.

또 영국의 시장 조사 및 컨설팅 회사인 유고브(YouGov)가 18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42%가 여전히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운행을 시작한 중국 바이두 무인택시도 중국 응답자 37%가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술 향상을 위해 실험하고 있는 무인택시도 결국 상업 용도로 이용이 되는 만큼 요금책정은 어쩔 수 없다. 문제는 이 요금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루즈 무인택시 요금은 기본료 5달러(6천700원)에 1마일당 90센트, 1분당 40센트의 주행요금이 붙는 방식이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우버는 기본요금 2달러(2천700원)에 1마일당 91센트, 1분당 39센트의 주행요금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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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에 대한 불안과 높은 요금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결국 데이터 자체가 쌓이지 않기 때문에 적자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분야는 수시로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 크루즈는 유료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행한 지난해 2분기 하루에 500만달러(약 69억원)씩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무인이라는 게 과연 정답이냐에는 대답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테슬라가 자율주행기술을 충전기 규격 열듯 라이선싱 판매에 들어간 상황인데, 결국 독자자율주행 기술이 있느냐, 의존하냐에 차이가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