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전략의 묘...에코프로-포드와 3자 합작 '일석삼조'

에코프로에 양극재 맡기고 가격경쟁력 극대화…배터리 전주기 공급망 구축

디지털경제입력 :2023/08/21 17:01    수정: 2023/08/21 17:21

SK온과 에코프로그룹이 글로벌 공급망 구축 과제에 힘을 모은다. 서산 새만금 전구체 공장을 비롯해 이번엔 이례적으로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3자 합작 양극재 공장을 만들기로 했다. SK온은 이번 합작으로 비용 절감을 비롯해 소재-배터리셀-완성차 업계에 이르는 전주기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얻는 셈이다.

SK온은 최근 포드, 에코프로비엠과 캐나다 퀘백주 베캉구아에 총 12억 캐나다 달러(약 1조2천억원)를 들여 양극재 합장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3사는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4만5천톤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17일 (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 산업단지 내 양극재 공장 건설 부지에서 SK온, 포드, 에코프로비엠 3사 대표 인사들과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에코프로비엠)

이번 합작은 SK온과 에코프로의 두 번째 동맹이다. 지난 3월 양사는 중국의 거린메이와 전라북도 서산 새만금 일대에 1조2천100억원을 들여 연간 생산량 약 5만톤 수준의 전구체 공장을 연내 착공키로 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3자 합작방식이 SK온 특유의 전략적 공급망 구축 방식이라고 평가한다. 통상 배터리, 혹은 양극재 JV의 경우 배터리-완성차, 소재사-완성차 기업의 합작은 있어왔지만 소재사-배터리-완성차에 이르는 3사의 합작은 전무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얼티엄셀즈, 포스코퓨처엠과 GM의 얼티엄캠이 예시다. SK온은 이번 합작을 계기로 에코프로에 양극재 공급을 일임하는 것과 동시에 배터리 전주기에 이르는 가격 경쟁력 강화를 노린다는 분석이다. SK온은 이번 합작 이전에도 줄곧 에코프로비엠으로부터 양극재를 공급받아 왔다. 

에코프로는 최근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되며 사실상 대기업으로 분류됐다. SK온은 과거 단순 공급 협력사 관계를 벗어나 양극재-배터리셀 제조 과정에 역할을 분담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SK온이 미 테네시주에 건립중인 블루오벌SK 합작공장(사진=블루오벌SK 링크드인 제공)

뿐만 아니라 양극재는 배터리 가격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배터리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원자재다. 이번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양극재는 SK온과 포드의 JV '블루오벌SK' 미 테네시 공장에 전량 공급된다. 합작공장이 캐나다에 설립돼 물류비용 감소는 물론 포드와의 공동 지분 투자로 양극재 단계서부터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SK온이 포드에 공급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계열 배터리는 LFP(리튬·인산·철)대비 고가에 공급된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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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은 이번 합작으로 소재-배터리셀-완성차에 이르기까지 배터리 전주기 공급망을 북미 현지에서 갖추게 됐다. 포드가 합작에 참여한 점 역시 '블루오벌 SK'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북미 현지에서 원활히 공급받는 점, 캐나다 연방정부와 퀘백 주정부가 총 6억4천400만 캐나다 달러(약 6천400억원)의 재정 지원을 약속한 것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3사의 합작 공장에서 생산되는 양극재 생산량을 전기차 대수로 환산할 경우 22만5천대 수준이다. 테네시 공장의 연간 생산 여력(전기차 40만대)의 50% 이상을 담당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