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정연주 방송통신심위원회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 대한 해촉안을 재가하면서 당분간 방심위는 7인 체제로 운영된다. 방송통신위원회 회계검사에서 함께 지적받은 황성욱 상임위원은 해촉되지 않았다. 황 위원은 당분간 위원장 대행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에 정연주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 해촉안 보고를 받고 이를 재가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연주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였다. 해촉은 18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앞서 방통위는 방심위 회계검사를 진행하고 정 위원장과 이 부위원장, 황성욱 상임위원 등의 근무시간과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해 경고 조치를 했다. 해촉 사유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법)과 부패방지권익위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법상 방심위원은 대통령 추천 3명·국회의장 추천 3명·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추천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 추천이고, 이 부위원장은 국회의장 추천 몫이었다. 국회의장 몫인 3명에서는 국회의장이 1명, 여야 원내대표가 각각 1명씩 추천한다.
방심위원장 직무대행은 황성욱 상임위원이 맡게 된다. 방심위에는 방송심의소위원회, 광고심의소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 디지털성범죄심의소위원회가 있는데, 위원회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기 때문에 당분간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방심위 관계자는 "다음 주 회의가 열릴지는 알 수 없다. 위원들끼리 상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연주 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15년 전처럼 '기록'과 '법적 대응'으로 무도한 윤석열 대통령 집단과 다시 싸워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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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위원장은 "1975년 자유언론을 위해 싸우다 동지들과 함께 동아일보에서 해직됐다. 그때 우리들을 집단 해고한 권력의 핵심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 뒤 저격당해 세상을 떠났다"며 "2008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나를 KBS 사장에서 해임했다. 그는 결국 감옥에 갔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나를 방심위원장 자리에서 해임했다. 그의 운명은 이미 보인다. 3년 8개월짜리 대통령이 진시황 노릇하는 그 결말은 21세기 문명 세계에서 너무 자명해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