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2분기 실적도 쿠팡에 밀렸다

이마트 매출 7조3천억·영업손실 530억 vs 쿠팡 매출 7조7천억·영업익 2천억

유통입력 :2023/08/14 18:38    수정: 2023/08/14 20:06

올해 2분기 이마트의 영업 적자 폭이 확대돼 지난 1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쿠팡이 실적 우위에 섰다. 내수시장 침체,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점포 개편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이마트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7조2천711억원, 영업손실은 5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나, 영업손실도 같은 기간 330% 확대된 수치다. 이번 분기 쿠팡이 4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 58억3천788만 달러(약 7조6천749억원), 영업이익은 1억4천764만달러(약 1천940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거둔 뒤,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1천37억원 ▲지난해 4분기 1천133억원 ▲올해 1분기 1천362억원 ▲올해 2분기 1천940억원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

이마트 실적 부진에는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한 내수 시장 전반 침체 ▲스타벅스코리아컴퍼니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신세계건설 원가 상승으로 인한 매출 이익률 하락이 영업손실이 영향을 끼쳤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42.7% 보유 중이다.

별도 기준 이마트 2분기 매출은 3조9천390억원, 영업 손실은 2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5% 줄었고, 영업손실은 전년 보다 67억원 증가했다. 영업 손실 확대에는 ▲지난해 9월 가양점, 올해 4월 성수점 영업 종료 ▲점포 개편 투자 ▲전기료 등 비용 증가가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할인점의 경우 영업손실이 지난해 2분기 369억원에서 올해 2분기 499억원으로 손실폭이 확대됐다. 트레이더스 영업이익은 140억원에서 135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노브랜드 등 전문점의 경우 영업이익이 38억원에서 10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주요 자회사 중 SSG닷컴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0.9% 오른 4천270억원, 지마켓은 전년 대비 13.3% 감소한 2천925억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SSG닷컴의 경우 지난해 2분기 405억원에서 이번 분기 183억원으로 222억원 줄였고, 지마켓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을 182억원에서 113억원으로 줄이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조선호텔&리조트도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14억원에서 이번 분기 85억원으로 흑자를 지속했다.

그러나 SCK컴퍼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1억원 줄어든 364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마트24의 경우도 영업이익이 34억원으로 전년 대비 9억원 줄어들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88억원에서 이번 분기 영업적자 53억원으로 전환했다.

하반기 이마트 할인점은 더리미티드·30주년 단독 상품 등 경쟁사 대비 상품력을 강화하며, 성장 가능 점포를 집중 관리할 예정이다. 또 에너지 사용량도 3% 절감한다는 목표다. 트레이더스의 경우 T스탠다드 등 단독 가성비 상품을 발굴할 전략이며, 노브랜드의 경우 안정적 영업 흑자를 지속하며 핵심 수익원으로서 역할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상반기 출시한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시너지가 하반기 가시화할 것이라는 기대다. 기존 6개사에 이어 W컨셉, 이마트24 등 계열사, 여행·통신·항공 등 외부 제휴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

쿠팡은 이커머스를 넘어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 강자로 서서히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다. 김범석 쿠팡 의장도 이번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국내 유통시장은 3년 이내 5천500억 달러(700조 이상) 거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대 시장에서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다. 우리 여정은 이제 시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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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하반기에도 대만 신산업 투자 확장, 쿠팡플레이·쿠팡이츠 등에 4억 달러(약 5천270억원)를 투자하는 동시에 고성장, 수익성 개선을 놓치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연속 4분기 흑자를 냈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온·오프라인간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마트·롯데 등 전통 유통 강자들도 이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