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5일 ‘수소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연구: 수소 저장‧운송 산업 육성 현황과 정책 과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수소는 단위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저장‧운송을 위해 압축 또는 변환 과정이 필수적이며, 주요국들은 장거리 수소 운송 체제 구축을 위해 수소를 액체 또는 액상 전환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 경우 해상 운송을 통한 장거리 대량 운송이 확대될 전망임 세계 수소 저장 시장 규모는 주요국의 적극 투자로 인해 2021년 147억달러에서 연평균 4.4% 성장해 2030년에 약 21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재 수소 운송 시장의 경우 기체기반 운송으로 인해 수소의 유통 범위가 국내로 한정돼 있으나, 향후 액체‧액상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액화 수소 수출입 터미널 등 수소 저장 기술을 연계한 운송 인프라 투자가 활성화 돼 시장 규모는 2050년에 약 5천66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 미‧일‧독, 액체‧액상 수소 기술 개발 매진
주요 수소산업국은 수소 저장‧운송 기술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적극적인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독일은 자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활용해 국가 간 연계를 추구하며 국제 협력을 통한 역내외 파이프라인 구축과 수소의 운송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자국 수소 수요 충당을 위한 저장‧운송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기술 개발 및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은 2030년까지 글로벌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장거리 수소 저장 및 운송 기술 고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외 수소 수입 실증사업 및 기술 개발에 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경제산업성과 신에너지산업종합개발기구(NEDO)를 필두로 저장·운송 기술 및 인프라 개발에 주력하는 ‘대규모 수소 공급망 프로젝트’에 약 200억 엔을 지원 중이다.
호주는 수소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수출 연계 저장‧운송 기술 개발 및 인프라 확충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수소 기술력이 뛰어난 독일‧일본 등과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재생에너지청(ARENA)은 총 7개의 저장·운송프로젝트를 선정해 950만 호주 달러를 지원해 기술 자립에도 주력 중이다.
■ 지난해 우리나라 수소 경제 예산 중 저장‧운송 분야 4% 불과
우리나라의 경우, 고압 기체 저장‧운송 기술은 상용화 단계에 도달했으나, 수소 국제 운송에 필수적인 액화‧액상 기술은 아직 미흡하다. 또한 국내 수소 저장‧운송 기술은 주요국 대비 경쟁력이 낮아 관련 기술의 투자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2011-2020) 한국의 수소 저장‧운송 분야 세계 특허 출원 비중은 전체의 5%에 그쳤으며, EU(33%), 미국(23%), 일본(22%)과 큰 격차를 보인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수소 산업 투자가 수소의 활용 분야를 중심으로 한 기술 투자에 치우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간 정부의 전체 수소 예산 4천149억원 중 12%(507억원)만이 수소 저장‧운송 분야에 투자돼 수소 전 분야 중 가장 낮은 투자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수소 경제 전환 예산에서도 수소 저장‧운송 분야의 예산은 전체 예산의 4%(536억원) 만을 차지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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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보고서는 수소의 저장‧운송 산업 발전을 위해 ▲수소 R&D 사업 특례 기준 제정을 통한 연구 개발 비용 지원 확대 ▲해외 수소 공급망 지원 체계 고도화 ▲튜브 트레일러 용적 및 압력 기준 완화 ▲연구 개발 시설에 대한 수소법 상 각종 허가 및 검사 규제 면제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한국무역협회 임지훈 수석 연구원은 “수소 경제의 특성상, 사업성과를 즉각적으로 내기 어렵고 투자가 이윤 회수로 직결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요구된다”면서 “향후 도래할 국제 수소 유통 경제에 대비하기 위한 국내 기술 자립과 이를 위한 산업 육성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