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난해 경제기여액 '급감'…법인세 감소 영향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지난해 경제기여액이 147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보다 253조원(20.7%) 늘어난 수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합산 기여액이 역대 처음으로 160조원을 넘기며 150조원에 못 미친 삼성전자 기여액을 넘어섰다. 이는 삼성전자 법인세가 크게 줄어든 탓으로, 삼성전자 개별로는 부동의 1위를 지켰다.

경제기여액은 기업 운영과정에서 내는 세금, 협력사 매출, 주주배당 등 경제적 가치의 총액을 뜻한다. 협력사·임직원·정부·주주·채권자·사회 등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이 지급한 비용의 합계로 구해진다.

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500대 기업(공기업·금융사 제외) 중 경제기여액을 알 수 있는 매출 상위 100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0대 기업의 경제기여액은 1천472조7942억원으로 전년비 20.7%(252조6천62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0대 기업의 매출액은 1천994조4천791억원으로 전년비 20.9%(344조2천408억원)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100대 기업이 협력사를 통해 창출한 경제기여액이 1천244조4천2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임직원(172조80억원), 주주(26조266억원), 정부(15조835억원), 채권자(14조870억원), 사회(1조1천869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0대 기업의 경제기여액은 채권자와 협력사 부문에서 큰 폭으로 확대됐다. 금융기관에 지불하는 이자비용으로 구성된 채권자 기여액은 지난해 36.2%(3조7천461억원↑)가 늘며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한 기업이 원재료, 서비스 등의 구입을 통해 협력사에게 지불하는 비용 등으로 구성된 협력사 기여액은 지난해 26.1%(257조9천84억원↑) 늘며 두 번째로 큰 증가율을 보였다. 이 밖에 임직원 기여액이 13.7%(20조7천732억원↑), 사회 기여액이 5.2%(591억원↑) 씩 늘었다.

반면, 법인세 비용과 세금과공과로 구성된 정부 부문은 지난해 65.5%(28조6천962억원↓) 감소하며 가장 큰 감소율을 보였다.

또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으로 구성된 주주 부문도 4.2%(1조1천285억원↓) 줄었다. 주주 부문에서 2021년 SK텔레콤의 2조원 규모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 있던 기저효과다. 현금배당의 경우엔 2021년 25조605억원에서 2022년 25조7천115억원으로 2.6%(6천510억원)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148조1천90억원)가 개별 기업 중 경제기여액이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자동차(95조1천848억원), 기아(68조8천209억원), LG전자(66조8천564억원), GS칼텍스(54조2천675억원)가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경제기여액 합계치가 삼성전자의 경제기여액을 넘어섰다. 2021년 현대자동차·기아의 경제기여액 합은 138조892억원으로 삼성전자 경제기여액의 88.9%였으나, 지난해는 두 기업의 경제기여액 합이 164조57억원으로 삼성전자보다 15조8천967억원 많았다.

100대 기업 중 지난해 경제기여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GS칼텍스다. GS칼텍스의 경제기여액은 2021년 31조3천856억원에서 지난해 54조2675억원으로 1년 새 22조8천819억원 늘며 가장 큰 증가액을 기록했다. 이어 SK에너지(21조6천1억원↑), S-Oil(13조9천219억원↑) 순으로 경제기여액 증가액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