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EO "PC 출하량 3Q부터 상승...최악의 순간 지났다"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메테오레이크', AI PC 보편화 이끌 것"

홈&모바일입력 :2023/08/07 14:34    수정: 2023/08/07 15:12

세계 완제PC 출하량이 지난 해 1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끈다.

팻 겔싱어 CEO는 지난 3일(미국 현지시각) 야후 파이낸스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PC 제조사와 유통사가 지닌 완제PC 재고량이 정상화되고 있으며 올 3분기부터 출하량이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인텔)

그는 올 3분기 말 출시를 앞둔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메테오레이크'(Meteor Lake)와 관련해 "20여년 전 출시한 센트리노 플랫폼이 와이파이 탑재 PC 대중화를 가져왔듯 메테오레이크는 AI의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 올 상반기 완제PC 출하량, 전년比 21% 감소

세계 PC 시장은 2020년 이후 2년간 연 출하량 3억 대를 넘기며 꾸준히 성장했지만 지난 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작년 완제PC 출하량은 총 2억 9천230만 대(IDC 기준)로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완제PC 출하량은 총 1억 1천850만 대(IDC 기준)로 전년(1억5천100만 대) 대비 21%나 줄었다. 올 하반기 출하량이 전년과 같은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 해도 2억 7천만 대를 넘지 못한다.

2020-2023 분기별 세계 완제PC 출하량 집계. (자료=IDC)

그러나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 3일(미국 현지시각) 야후 파이낸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악의 순간은 지나갔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 "PC 사업 개선...데이터센터 관련 재고 남았다"

인텔은 올 2분기 매출을 115억 달러(약 14조 7천487억원, 이하 일반회계기준)에서 125억 달러(약 16조 312억원) 선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텔 자체 예상을 4억 달러 이상 뛰어넘는 129억 달러(약 16조 5천442억원)를 달성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 4월 예상치 대비 PC 사업은 크게 개선되었으며, 데이터센터 사업은 다소 나은 성적을 보였다.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으며 완제PC 재고량이 바람직한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 단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등의 재고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 소재 인텔 본사. (사진=인텔)

이어 "2분기 PC 출하량은 1분기 대비 향상되었고 재고량 조정도 마무리되는 단계다. 제조사는 물론 유통망의 재고도 정상 수준으로 판단되며 올 3분기 PC 출하량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메테오레이크, AI PC의 보급 이끌 것"

그가 특히 강조한 것은 올 3분기 말 정식 공개될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메테오레이크'다. 메테오레이크는 인텔 4 공정 생산, 타일 구조 적용과 함께 AI 처리를 위한 엔진 탑재 등으로 주목을 모으는 제품이다.

팻 겔싱어 CEO는 "메테오레이크는 실시간 외국어 번역, 받아쓰기, 영상 효과 적용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빌트인 AI 기능을 내장했다"고 설명했다.

메테오레이크 탑재 노트북 시제품은 와이파이 등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테이블 퓨전 기능을 실행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어 "20여 년 전 와이파이를 PC에 널리 보급한 센트리노(Centrino) 플랫폼처럼 메테오레이크는 새로운 응용프로그램 등으로 AI PC의 보급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 20여 년 전 와이파이 노트북 보편화한 센트리노

센트리노는 인텔이 2003년 출시한 노트북용 플랫폼으로 펜티엄4 프로세서 대비 소비 전력을 절반 가까이 줄인 펜티엄M 프로세서, 그래픽 기능을 내장한 855 칩셋과 802.11b를 지원하는 와이파이 칩셋으로 구성되었다.

2003년 인텔이 출시한 센트리노 플랫폼 구성품. (사진=인텔)

당시만 해도 와이파이는 기본이 아닌 선택 기능이었지만 프로세서와 와이파이 칩셋을 한데 엮는 플랫폼화로 노트북에 와이파이 보급을 이끌었다. 또 2011년 인텔이 내세운 저전력 노트북 플랫폼 '울트라북'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인텔이 2022년 공개한 인텔 4 / 인텔 7 공정 전력 소모 비교도. (자료=인텔)

메테오레이크 역시 EUV(극자외선) 기반 인텔 4 공정으로 소모 전력 등을 낮추고 클라우드 도움 없이 AI를 자체 처리할 수 있는 VPU를 내장했다. 이런 점을 가리켜 '센트리노'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 "AI 시장 미성숙...아직 기회 있어"

현재 서버용 AI 칩에서는 Arm 기반 그레이스(Grace) CPU 등을 앞세운 엔비디아, 인스팅트 MI300X GPU 등을 앞세운 AMD의 경쟁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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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각종 연산을 가속하는 가속기 엔진을 내장했다. (자료=인텔)

반면 인텔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각종 연산을 가속하는 엔진을 내장하는 한편 각종 연산 가속을 위한 데이터센터 GPU 맥스 등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팻 겔싱어 CEO는 경쟁사인 엔비디아에 대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 행운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AI 영역은 상대적으로 여전히 미성숙하며 인텔에도 많은 기회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