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커머스, 콘텐츠 성장에 힘입어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달 말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출시를 앞둔 가운데 네이버는 인공지능(AI)과 강점인 버티컬 서비스 연동을 바탕으로 하반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2분기 연결 매출액 2조4천79억원, 영업이익 3천727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매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순서대로 17.7%, 10.9% 늘어났다. 영업이익 경우,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12.8%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서치플랫폼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0.5% 소폭 증가한 9천104억원으로 집계됐다. 검색 광고는 상품 고도화로 광고 효율이 향상되면서 어려운 거시 환경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4.3%, 플레이스 광고 매출의 경우 92% 각각 성장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검색 플랫폼들 취약세와는 대조적으로, 우리 검색 광고는 한 번도 역성장한 적 없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4~5%씩 성장해왔다. 이번 분기에도 이 기조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커머스 부문 '포시마크·도착보장' 효과…전년比 44.0% 성장
커머스 부문은 지난해 2분기보다 44.0% 늘어난 6천32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분기 전체 커머스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한 11조9천억원이다. 포시마크 편입 효과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최수연 대표는 “포시마크는 미국 패션 리커머스 시장 내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평균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상품 거래액의 경우, 브랜드스토어 네이버 도착보장 도입 확대와 커머스 솔루션 확장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브랜드스토어 수는 올 1분기 대비 290여개 증가했고, 거래액 비중이 높은 디지털 가전브랜드를 비롯해 도착보장 서비스 기여도가 높은 생활, 푸드, 건강 분야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도착보장의 경우, 판매자와 구매자 요구사항을 동시에 만족시켜 도입 업체 수와 거래액 모두 빠른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입점업체는 1분기 대비 1.7배 증가했고, 전체 브랜드스토어 중 약 30% 판매자가 도착보장을 도입하고 있다.
일요배송 도입 역시 검토하고 있다. 최 대표는 “여러 배송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는 도착보장 서비스가 유의미한 매출 상승을 보였다”며 “쿠팡 대비 배송이 열위에 있다고 판단해, 테스트 중인 일요배송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웹툰 예정대로 내년 상장 추진"
콘텐츠 매출은 4천204억원으로, 한 해 동안 40% 성장했다.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난 4천448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지역에서는 오리지널 비중 확대로 유료 이용자가 1년새 20% 이상 증가했고, 미국에서도 유료이용자당결제액(ARPPU)이 확대했다. 국가별 거래액 비중은 일본이 절반, 이어 한국(30%)과 북미 순이다. 성장률은 일본이 10% 이상으로 가장 높다.
네이버웹툰은 계획대로 내년 상장을 추진한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해외 사업 성과가 중요한데, 비용을 늘리기보다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웹툰 광고 수익화를) 소극적으로 집행하고 있어, 향후 거래액뿐만 아니라 매출 면에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핀테크는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한 3천397억원이다. 네이버페이 2분기 결제액은 14조6천억원으로, 21.2% 증가했다. 외부 결제액은 작년 4~6월보다 41% 늘어난 6조3천억원을, 오프라인 결제액 역시 삼성페이 연동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배 수준인 1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와 미래 연구개발(R&D) 분야는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지만, 전분기보다 12.1% 늘어난 1천45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간거래(B2B) 매출액은 공공부문 매출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전분기 대비 8.7% 증가했다.
최 대표는 “엔터프라이즈 시장 예산·투자가 억제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AI 접목을 통한 생산성 향상,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인사이트 확보 등 디지털 전환이 가져올 가능성에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어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 미래는 인공지능…"버티컬 서비스 연동"
향후 네이버는 LLM을 기반으로 여행과 검색, 결제 등을 연계한 차별화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시나리오다. 최 대표는 ▲글로벌 수준의 기반 기술 다지기 ▲비즈니스와 창작 생산성 제고 ▲고객 맞춤형 AI 솔루션 제공에 무게를 둔다고 전하며 24일 ‘단(DAN) 컨퍼런스’에서 공개 예정한 하이퍼클로바X,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AI 기반 차세대 검색 서비스 ‘큐’도 내달 PC 베타버전을 내놓는다. 최 대표는 “그간 집중해 온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 투자, 생성형AI 근간 백본 모델 개발, 그리고 네이버 자체 서비스로 적용 등 노력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즈니스와 창작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생성형 AI가 가장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창작자와 판매자를 대상으로 생성형 AI 솔루션, 더 나아가 협업, 코딩, 디자인, 개발 등 생산성 증진을 위한 도구를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자들에게 초점을 맞춰, 네이버 서비스에 AI를 녹여낸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LLM이 우리가 가진 풍부한 데이터와 기능에 자연스럽게 융합돼 적재적소에 사용되면, 이용자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검색에서부터 구매, 예약, 궁극적으로 결제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한 곳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는 전 세계 유일무이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많은 기업이 AI 기술 도입을 원하지만, 비용과 보안, 기술 부재 등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소량 샘플 데이터만으로 쉽게 연동이 가능한 기술 시스템부터 인프라 중심의 풀 파인튜닝 모델과 물리적 독립성을 보장하는 뉴로 클라우드까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뉴로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중심으로 일부 영역에 AI를 적용한 뒤 데이터를 학습하기보다, 파트너사가 직접 데이터를 업로드해 데이터센터에 압축한 다음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미니어처’ 형태다. 데이터 보안 문제를 자연스레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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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익화를 놓고 최 대표는 “B2B 영역에서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과금·구독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며 “뉴로 클라우드를 활용해 여러 업계와 제휴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소비자간거래(B2C)에 있어,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부연했다.
네이버가 AI 인력 확보와 기술 개발에 쓴 누적 자본은 1조원 이상. 연간 전담 인력 투자에 1천500억원, 인프라 장비에 3천억원,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비용에 1천500억원을 각각 투자하고 있다. 김남선 CFO는 “과도하거나 너무 부족하지 않고, 외려 건강한 수준으로 투자가 집행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