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용 AI 반도체 직접 개발하는 LG전자...왜?

OS가전 기술·판매 가격 경쟁 우위 확보에 유리해

홈&모바일입력 :2023/08/03 14:45    수정: 2023/08/03 19:23

LG전자가 가전제품 맞춤형 AI 반도체를 직접 개발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가전전용 독자 칩을 통해 제품 기술뿐 아니라 합리적인 판매가격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류재철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사장이 지난 7월 25일 독자 개발한 반도체 'DQ-C'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LG전자는 지난달 AI 기능이 탑재된 가전제품용 'DQ-C(LG8211) 칩'을 3년간 독자 개발해 신제품 UP가전 2.0에 탑재했다. DQ-C은 AI 제어, LCD 디스플레이 구동, 음성인식 등을 지원하고, OS가전에 특화된 칩이다. LG전자는 DQ-C 칩을 UP가전 2.0 세탁기와 건조기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가전 품목을 늘릴 계획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9월 출시된 무드업 냉장고에도 AI 반도체 'DQ-1(LG8111) 칩'을 탑재하며 혁신 AI 기능을 지원했다. 무드업 냉장고의 패널(문)은 전체가 디스플레이로 만들어졌으며, 스마트폰으로 LG씽큐 앱을 통해 원하는 패널 색을 클릭 한 번으로 바꿀 수 있는 신개념 제품이다.

올해 CES 2023에서 공개한 선이 없는 TV '시그니처 올레드 M'도 LG전자가 개발한 반도체 '제로 커넥트 칩'을 탑재했다. 이 칩셋은 무선전송 거리 최대 10미터에서 4K 120Hz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준다. 그 밖에 LG전자 로봇청소기, OLED TV 등에도 독자 개발한 AI 반도체가 탑재돼 알고리즘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최적의 화질을 구현한다.

LG전자가 개발한 AI 시스템온칩(SoC) ‘LG8211’, ‘LG8111’(사진=지디넷코리아)

LG전자가 가전전용 반도체를 개발한 것은 30여년 전부터다. LG전자에서 반도체 개발은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의 연구개발 조직인 시스템반도체(SIC)센터에서 담당한다. 1992년 금성 중앙연구소 ASIC센터로 시작해, 2006년 SIC 사업팀으로 개편되고, 2011년 TV 시스템온칩(SoC) 개발 부서를 신설하면서 현재의 SIC센터 명칭으로 변경됐다. LG전자는 팹리스 업체로서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으며, TSMC 등 외부 파운드리 업체를 통해 위탁 생산한다.

지금까지 LG전자가 개발한 반도체는 가전제품, 모바일, 오디오, TV뿐 아니라 전장까지 다양하다. 1997년 세계 최초로 DTV 칩을 개발한 데 이어, 2008년 LTE 모뎀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14년 모바일 사업을 할 당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개발했으며, LG전자의 OLED TV와 프리미엄 가전에도 자체 개발한 칩을 탑재하고 있다.

LG전자 반도체 개발 히스토리(표=LG전자)

가전 기업인 LG전자가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는 이유는 시장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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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인 LG전자 H&A 스마트제어연구소장 상무는 지난달 25일 UP가전 2.0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가전제품에 탑재되던 MCU(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 레벨보다는 성능이 향상되지 않으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가전 맞춤용 AI 반도체를 기획했다"며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고사양 칩셋도 시중에 나와 있지만 구동하기엔 너무 무겁다. 따라서 가전에 사용될 수 있는 사양의 스펙과 인공지능 엔진을 만들어 DQ-C에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류재철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사장은 "가전제품은 가격을 몇십 달러만 올려도 판매가 문제가 될 정도로 원가에 굉장히 민감한 산업"이라며 "기존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최고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칩에 대해 오래전부터 고민한 결과 가전 맞춤용 AI 반도체를 개발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