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업계에서 카드론 잔액이 늘고 있다. 은행업계에서 고신용자에게 조차 신용대출을 내어주는 기준을 종전보다 더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의 6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4조8천32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33조6천404억원)보다 3.54% 증가했다.
은행들이 신용대출 공급 문턱을 높여, 수요가 제2금융으로 이동하고 있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행업계에선 신용대출 희망자에게 대출을 허락해주는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을 기준으로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22.6점으로 6개월 전인 지난해 11월(899.4점) 보다 23.2점 높아졌다.
신용점수제에서 최고로 높은 구간은 ▲1000~951점 ▲950~901점 ▲900~851점인데, 이제는 고신용자 사이에서도 최고 수준의 신용점수 보유자가 아니면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5대 시중은행과 비교해 대출 문이 조금 더 열려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인터넷은행도 마찬가지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가 취급한 신용대출의 평균 신용점수는 896점으로 지난해 11월(855점)과 비교해 55.7점 급등했다.
은행업계에서 차주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기준이 높아진 이유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슈와 경기 부진, 한국은행의 고강도 통화정책 장기화로 건전성 이슈가 부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8월 말 기준 0.38%에 불과했던 은행권 연체율은 올해 5월 말 기준 0.4%까지 올랐다.
카드론의 금리는 신용대출에 비해 높다.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7개 카드사의 1~2등급 기준 평균 카드론 금리는 11.74%로 2021년 6월 말 기준 대비 1.97%포인트 더 오른 상황이다. 카드사별 보면 지난 2년동안 신한카드(3.23%p), 삼성카드(2.87%p), 우리카드(2.43%p) 등이 상승했다.
카드사들이 카드론 상품을 운용하려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발행을 통해 채권자들에게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현재 여전채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투협 채권공시센터에 따르면 ‘AA+’ 등급의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올해 1월 5.536%를 기록했다. 이후 3월말 3.9%대로 내려왔으나 지난달 28일에는 4.346%를 기록하며 다시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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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고신용자들에 대한 대출 조건 악화는 중저신용자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을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로 갈수록 모든 금융권의 연체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행은 물론 카드사에서도 신용대출을 희망하는 이들의 신용등급을 더욱 엄격하게 따지며 더 높은 이자를 조건으로 대출금을 내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