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배달로봇 '시속 15km 이하로'...16가지 안전기준 심사

11월 시행 앞두고 지능형로봇법 하위법령 개정설명회 개최

홈&모바일입력 :2023/07/28 18:10

자율주행 로봇이 실외 배달에 나서는 날이 머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5월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을 개정했다. 개정안은 실외이동 로봇 보도 등 통행 허용을 위한 근거 조항을 마련했다. 오는 11월 17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로봇업계는 새 법안 시행에 발맞춰 개정안 세부 내용을 준비 중이다. 특히 로봇 실외주행에 적합한 제품인지를 판가름하는 ‘운행안전기준’을 신설하면서 구체적인 심사 기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뉴빌리티 자율주행 로봇 뉴비가 건대입구역 인근 혼잡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28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현재 입법 예고 중인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이하 지능형로봇법)’ 하위법령 개정안과 고시 제정안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는 이번 개정안 세부내용을 담은 고시 제정안을 발표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듣는 순서로 구성했다. 발표는 ▲지능형로봇법 하위법령 개정안 주요내용(박형태 산업부 기계로봇항공과 사무관)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제도(백형택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표준인증팀장) ▲지능형 로봇 손해보장사업 추진 계획(이경준 한국로봇산업협회 사무국장)을 설명하는 순서로 진행했다.

조웅환 산업부 기계로봇항공과장은 설명회 인사말에서 “로봇업계가 공감할 수 있고 공공 안전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하위 법령을 개정해 11월 실외이동로봇이 무난하게 운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조웅환 산업부 기계로봇항공과장이 28일 '지능형로봇법 하위법령 개정설명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실외로봇 시속 15km 이하로…16가지 안전 기준 심사”

개정안은 실외이동로봇을 최대 질량 500kg 이하, 속도 15km/h 이하로 규정했다. 로봇은 세부적으로 치수별, 질량별, 주행방식별, 겉모양별, 주요 부품별로 구분한다. 바퀴형과 보행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백형택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표준인증팀장 발표에 따르면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 심사 기준은 16가지 항목으로 구성했다. 눈에 띄는 점은 로봇 크기와 속도를 제한한 점이다.

로봇과 적재물 질량을 모두 합한 무게가 230kg을 초과하면 최고 속도를 5km/h로 제한한다. 100kg 초과는 10km/h, 그 이하 로봇은 15km/h 속도를 모두 낼 수 있게 된다.

백형택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표준인증팀장이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제도' 심사 기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로봇 폭은 80cm를 초과할 수 없다. 단 해당 로봇이 운행하려는 보도 최소 폭이 250cm 이상이면 로봇 폭을 120cm까지 허용한다. 또한 로봇 외관에 날카로운 부분이 없는지, 5도 경사로에서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지, 비상정지 기능을 갖췄는지, 장애물은 잘 피하는지 등 조건을 마련했다.

로봇이 횡단보도를 통행할 때에는 보행 신호 중에 로봇이 도착하면 정지 상태로 대기 후 다음 보행 신호에 횡단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외에도 로봇은 운행에 필요한 알림음을 내야 한다. 알림음은 55~73dB 이내여야 한다. 등화장치는 표면 온도 60도를 초과할 수 없고, 방수등급은 IPX4 이상이어야 한다.

■ “로봇 책임보험 가입 금액기준, 사망 시 1억5천만원”

개정안은 실외이동로봇 운행 시 보험·공제 가입을 의무화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로봇을 활용한 사업을 진행할 때 사용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담보할 수 있는 제도다.

이경준 한국로봇산업협회 사무국장 발표에 따르면 실외이동로봇 책임보험 가입 금액 기준은 사망 혹은 후유장애 발생 시 1인당 1억5천만원, 부상 시 3천만원, 재물 멸실 혹은 훼손 시 사고 당 10억원이다. 실손해액이 2천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기준 금액을 2천만원으로 했다.

산업부는 아직까지 로봇만을 보장하는 전용 상품이 없는 상황을 고려해 ‘민관합동 로봇보험 개발협의체’를 지난 6월 발족했다. 협의체는 실외이동로봇 사고배상 책임보험의 보험·공제상품과 표준약관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이경준 한국로봇산업협회 '사무국장이 지능형 로봇 손해보장사업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협의체는 지난 3월부터 로봇 보험료 현황 조사에 나서는 등 사전 준비를 진행했다. 이달에는 관련 상품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보험요율 산출을 위한 회의와 실증기업 현장에 방문했다.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개정안 상위 법령과 하위 법령이 잘 매치되고 있는지, 일반 시민 눈높이로 잘 정립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업계에서 많은 토론 과정을 거쳐야 실효성 있는 내용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어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주시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관계부처와 업계 전문가 분들이 지속적으로 협의해서 실외이동로봇이 안전하게 우리 사회에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이 28일 '지능형로봇법 하위법령 개정설명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한편 입법·행정예고 진행 중인 하위법령 개정안 및 고시 제정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산업통상자원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오는 8월 28일까지 의견 제출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