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퇴짜…설 자리 좁아지는 바이낸스

각국 당국 제재로 시장 철수…아시아 시장 공략 가능성도 장담 못해

컴퓨팅입력 :2023/07/28 15:47    수정: 2023/07/28 15:55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미국 당국의 압박이 강화되면서 다른 국가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유럽 곳곳에서 사업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여러 유럽 국가 당국이 바이낸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바이낸스는 독일에서 사업자 라이선스 획득 신청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독일 연방금융감독청(BaFin)이 바이낸스에 가상자산 커스터디 라이선스를 부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보도된 뒤 약 한 달 만이다. BaFin이 라이선스 불허를 결정한 구체적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오스트리아, 영국에서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VASP) 라이선스 신청을 철회했다. 이 또한 당국의 압박을 받았다는 분석이 많다.

영업 중인 시장에서도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바이낸스는 네덜란드에서 VASP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못해 지난달 16일 부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회사는 지난해 라이선스 없이 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해 벌금 330만 유로를 부과받은 바 있다.

창펑 자오 바이낸스 대표

벨기에 연방금융시장관리감독기관(FSMA)도 바이낸스에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라고 지난달 명령했다. FSMA는 바이낸스가 유럽경제지역(EEA) 비가입 국가에서도 영업을 하고 있어 법규를 위반했다며 제재 사유를 밝혔다.

프랑스에선 불법 서비스 제공 및 자금세탁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지난달 알려졌다.

최근 바이낸스는 가장 큰 가상자산 거래 시장인 미국에서 강도 높은 제재를 받게 되면서 시장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씨씨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바이낸스의 현물 시장 점유율이 4개월 연속 하락해  41.9%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이후로 점유율이 가장 낮았다.

미국 당국이 바이낸스를 비롯한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당분간 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다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야 하지만, 유럽에서는 여의치 않은 것이다.

바이낸스는 아시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한국에선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된 뒤 등기임원 변경 신고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선 다음달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태국에서 가상자산 사업자 라이선스를 획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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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시아 규제 당국이 미국, 유럽과 마찬가지로 바이낸스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당국의 고팍스 임원 변경 신고 수리가 늦어지면서, 지난달 지분 인수 당시 대표로 선임된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 대신 이중훈 부대표를 대표로 선임했다. 그러나 고팍스에 따르면 28일 현재도 임원 변경 신고서를 당국에 접수하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