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 CEO 누가…"장기 경영공백 회복 최우선 과제"

3파전 압축…"KT 이해도-리더십, 중요 잣대로 평가돼야"

방송/통신입력 :2023/07/28 10:33    수정: 2023/07/29 01:15

지난해 연말부터 사실상 경영 공백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KT를 새롭게 이끌 차기 대표 후보군이 김영섭 전 LG CNS 사장·박윤영 전 KT 사장·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 3인으로 27일 압축됐다. 연말 임원인사부터 새해 경영계획도 수립하지 못한 KT를 빠르게 정비할 이해도와 리더십이 새 CEO의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KT 안팎에서는 심층면접 대상에 꼽힌 3인 가운데 박윤영 전 사장의 리더십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KT 임원 재직 시절부터 부드러운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이 장점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회사 직원들로부터 차기 대표 1순위로 뽑힌 점도 이목을 끈다.

박 전 사장은 1992년 한국통신 시절 네트워크기술연구직으로 입사한 뒤 SK를 거쳐 KT로 다시 복귀한 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사업 추진으로 회사의 B2B 사업 발판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한 KT맨으로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은 사업을 직접 일군 인물이란 설명이다.

왼쪽부터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일각에서는 구현모 전 대표나 윤경림 전 사장과 같이 정치권이 지적한 내부 카르텔 논란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구 전 대표 부임 당시 최종 경쟁 관계였으며, 1년 간 근무 이후 회사를 떠났기 때문에 이전 경영진과 궤를 달리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히려 이사회 구성이 바뀌어도 KT CEO 공모에서 항상 최상위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거듭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상균 교수는 이석채 전임 회장 시절부터 7년간 KT 사외이사를 경험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오래전이긴 하지만 KT 내부에 대한 이해도는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기업경영 전문성에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KT 외에 신한금융투자, 아모레퍼시픽 사외이사를 역임하긴 했지만 실제 기업경영은 스타트업 창업 경험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 매각을 이뤄냈지만 스타트업과 50여개 계열사를 보유한 KT그룹 경영을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학계에 몸담아 일부 ICT에 대한 전문성은 갖췄더라도 산업계 인사가 아닌 교수 출신 인사의 경영 전문성은 한계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KT 최장수 사외이사를 지냈지만 경영 암흑기로 꼽히는 이석채 전 회장 시절 경영진을 견제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 전 사장은 대기업 대표를 지내고 LG그룹에서 재무 중심 업무를 주로 맡아 후보 가운데 기업경영 면에선 뛰어난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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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업체를 이끌며 연관 산업 전문성은 인정받고 있으나 통신업에 대한 이해도는 가장 뒤처진다는 평가다. 경쟁사인 LG유플러스에 몸을 담기도 했지만 역시 재무 업무만 맡았다. 그간 주로 구조조정 등의 업무를 맡아온 점도 사업 성장보다 재무적인 성과에 집중하는 경영 스타일에 KT 내부 직원들이 반기지 않는 분위기도 강하게 감지된다.

KT 내부 한 관계자는 “심층면접 대상에 정치권 인사들이 모두 배제된 점은 회사의 위기를 타개하는데 시름이 놓인다”면서도 “조직개편과 인사를 비롯해 다시 정상경영을 빠르게 이끌고 조직을 안정화시킬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