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2분기 합산 영업익 7.6조원…글로벌 2위 굳힌다

현대차·기아, 신차 출시로 불확실성 해소…상장사 1, 2위 될듯

카테크입력 :2023/07/27 18:46    수정: 2023/07/27 21:43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분기도 업계에서 예측한 분기 실적을 훨씬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실적급등)’을 실현했다. 양 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만 7조원을 뛰어넘으면서 2분기도 글로벌 1위 완성차 업체인 토요타를 넘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가 이 같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상품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불안이 해결되며 판매량이 늘고 그중에서도 비싼 차종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잘 팔린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26일부터 27일까지 양일간 컨퍼런스콜을 열고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 올 2분기 매출은 42조 2천497억원(17.4%), 영업이익 4조 2천379억원(42.2%)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3조 3천468억원(8.5%)이다.

포니 쿠페 복원 차량 앞에서 촬영하는 (좌)정의선 회장, (우)조르제토 주지아로 (사진=현대자동차)

기아 2분기 매출은 26조 2천44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조 4천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2.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2조 8천169억원으로 49.8% 늘었다.

양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7조 6천409억원, 매출액은 66조 1천892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2위에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는 3개 분기 연속으로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4조원, 3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기 매출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이다. 기아의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이후 매분기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13.0%로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에 가장 많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현대차도 10.0%를 기록했는데, 영 사의 영업이익률은 대당 원가가 낮은 일반 브랜드에서는 보기 힘든 수치다. 지금까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나 볼 수 있던 이익률이었는데,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이들 기업을 넘어선 것이다.

양 사의 영업이익은 2분기에도 토요타를 넘어설 전망이다. 1분기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한 폭스바겐그룹 뒤로 안착할 가능성이 커졌다.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우선 마당에 전시된 EV9 GT-line을 볼 수 있다. 뒤쪽에 마련된 입구로 들어서면 전시된 EV9 위를 가득 채운 실타래 오브제를 볼 수 있다. 이 오브제와 함께 뒤쪽에 마련된 화면에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의 다섯 가지 속성 중 EV9의 ‘Bold for Nature(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를 재해석한 디지털 영상이 나온다. (사진=김재성 기자)

양 사의 실적은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업계가 예측한 수치를 넘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보통 2분기가 성수기고 3분기는 전망을 불투명하게 예측하지만 양 사는 3분기도 신차 출시와 견조한 대기수요로 상반기 추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확대되고 있으나,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은 여전히 낮아 견조한 대기수요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판매량은 현대차가 105만 9천713만대, 기아는 80만 7천772대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의 수급 상황이 개선돼 생산량과 판매량이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탄탄한 수요와 신차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하반기 5세대 싼타페, 아이오닉5 N 등을 출시하며, 기아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EV9 판매를 본격화한다.

현대차 아이오닉5 N 실차 전시 현장 (사진=김재성 기자)

또 현대차는 올해 1월 제시한 연결 기준 올해 매출액 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을 각각 14~15%와 8~9%로 상향했다. 기아도 연간 매출액을 100조원으로 올리고, 영업이익 11조 5천억~12조원, 영업이익률 11.5~12.0%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기아가 매출 100조원 시대를 맞이했다는 것이 업계평이다.

다만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따른 수요 감소는 우려 지점이다. 반도체 수급 우려가 해소됐다고는 하지만 미·중 갈등이 여전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장기화되고 있다. 2분기 원-달러 평균 1천315원을 기록한 원화 약세도 일정부분 돌아설 수 있다.

관련기사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원화약세 지속여부 등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특히 전기차 시장은 경쟁 심화에 따른 가격 인하와 충전 규격 등 위험 요인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도 "당분간 비정상적이라고 할 정도로 격화되는 전기차(EV)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것이 수익성보다 무게를 둬야 하는 부분"이라며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은 본격적으로 내년 이후 신차를 출시하며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