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깨우면 '휴식권 침해', 오토바이 등교 막자 '인권침해'"

생활입력 :2023/07/26 10:01

온라인이슈팀

일선 교사들이 교권보호보다는 '학생인권조례' 쪽으로 기울어진 현실을 버거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교사노조 소속으로 올해롤 발령 6년째라는 김희성 교사는 25일 오후 cpbc 평화방송 '김혜영의 뉴스공감'에서 "워낙 학생인권이 강조돼 학생을 정당하게 지도할 수 있는 교사의 권한에 대한 고민은 빠져 있는 것이 교권추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조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재발방지 대책 교사 의견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악성민원 근절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 News1 허경 기자

즉 "과도하게 아동학대법이 강조되면서 법의 원래 취지를 잃어버리고 선생님을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다"는 것으로 "이런 점을 감안해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 '휴식권'이라며 수업시간에 잠…기분 상하면 '아동학대'로 선생님을 신고

학생인권 강조로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는 현장 사례로 김 교사는 "휴대폰 소지, 휴식 보장 조항이 있다"며 "예전에 휴대폰을 다 걷어간 뒤 필요하다고 해도 돌려주지 않았기에 그 대안으로 나온 조항인데 수업시간에 버젓이 휴대폰을 소지할 권리가 있다는 식으로 해석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휴식 보장도 야간자율학습부터 0교시 등 수업이 많았던 것의 대안으로 나온 것인데 수업시간에 버젓이 자도 나의 휴식권이라는 식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학생지도를 '아동학대'로 신고, 선생님들을 움츠리게 하고 있다며 "저희들끼리는 '아동학대'를 '아동기분상해죄'라고 자조적인 목소리로 부르고 있다"며 "신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기분을 상하게 해 신고 당했다고 느낄 수 있는 사례들이 많이 공유되고 있다"고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소개했다.

김 교사는 학부돌의 과도한 민원 등으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세상을 뜬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교사들 사이에 강남 기피현상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김 교사는 "고연차 선생님들도 이 지역에서 견디는 것이 어려워서 떠나려 한다. 서울은 주소지를 우선으로 해서 학교를 배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사 결심을 하는 교사가 생길 정도"라며 "그렇다 보니까 (강남 지역은) 신규 교사 분들이 많이 배치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게 됐다"고 했다.

◇ 교사의 칭찬스티커, 못받은 학생 부모가 '아동학대' 신고…오토바이 등교 제지하자 '인권침해'

임태희 경기교육감도 학생인권을 지나치게 강조한 '학생인권조례'가 일선 선생님들, 학교의 학생지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임 교육감은 CBS와 인터뷰에서 "학생인권조례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짐나 학생 개개인의 인권을 워낙 중시하는 그런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며 "경기 지역 초등학교에선 학생이 잘해서 교사가 칭찬하고 스티커를 줬다가 이를 못 받은 학부모가 '왜 아이한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느냐, 정서적 아동학대'라며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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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원동기 면허를 딴 학생이 오토바이를 타고 학교에 들어오자 학교에서 '학칙상 안 된다'고 했더니 '왜 권리를 침해하느냐, 사생활 침해다'라고 항의한 일도 있었다"며 "학생의 권리나 자유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학칙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된다는 걸 분명히 해야 될 필요가 있다"라는 말로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계 모두 대대적인 방향 전환을 할 때라고 역설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