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UP가전 2.0’ 공급을 통해 생활가전 기업에서 맞춤형 가전 제공, 구독,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 홈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류재철 LG전자 H&A(홈 애플리케이션& 에어솔루션) 사업본부장 사장은 25일 서울 강서구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UP가전 2.0 출시를 통해 가전을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넘어서려고 한다”라며 “기존에 제품 중심의 가전 사업에서 서비스, 구독을 통한 무형(Non-HW)의 영역으로 확장해 스마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 우리의 목표는 고객의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월 UP가전 1.0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당시 LG전자는 UP 가전을 통해 소비자가 익숙한 제품을 사용하면서도 늘 새 제품을 사용하는 듯한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UP가전은 지금까지 60종 가전에 적용됐고, 250여개 컨텐츠를 선보였으며, 7월 기준으로 누적판매량은 250만대를 달성했다. UP가전은 올해 상반기 가전 매출에서 45% 비중을 차지하면서 주력 사업으로 변화됐다.
더 진화된 UP가전 2.0은 개인에게 최적화된 제품이자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가전의 서비스화’를 위한 초석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가전에 특화된 AI칩 및 OS(운영체제)를 통한 초개인화 ▲제품 케어십 서비스는 기본이고 가사 관련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연계해 가사 부담 최소화 ▲사용 기간부터 제휴 서비스까지 자유롭게 선택하는 구독 사업을 공급한다.
LG전자는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4종을 UP가전 2.0으로 출시하고 라인업을 점차 전체 가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UP가전 2.0은 올해 국내 시장에 우선 공급하고 안정화시킨 다음, 내년부터 해외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 가전 특화된 AI 칩, OS 독자 개발…'초개인화된 가전' 지원
LG전자는 3년 이상의 연구개발을 거쳐 스마트 가전용 AI칩 ‘DQ-C’와 가전 OS(운영체제)를 자체 개발했다. 가전 OS는 25일 UP가전 2.0으로 출시되는 세탁기와 건조기에 첫 적용한다.
DQ-C 칩 기반의 가전 OS가 탑재된 UP가전 2.0은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할 수 있다. 또 추가한 기능 중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손쉽게 지우며 원하는 대로 편집할 수 있다. 가전을 스마트폰처럼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가전 OS에서는 라이프패턴 분석→결과 분석→최적화된 기능 추천→터치 한번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한다. DQ-C 칩은 제품 제어기능과 UX(User Experience)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스마트폰 앱처럼 고객의 니즈에 맞춰 자유롭게 추가 및 삭제하도록 지원한다.
류재철 사장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다양한 앱 설치 통해 나만의 스마트폰을 만들어 사용하듯이 가전도 정해진 스펙, 기능에 맞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패턴을 이해하고 필요한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지속 추가하도록 진화됐다”고 설명했다.
■ O2O 서비스 6개 업체와 제휴…향후 영역 확대
UP가전 2.0에 새롭게 적용된 사업은 ‘구독 서비스’다.
LG전자는 가전이 해결하지 못하는 가사 영역이나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 면서 계속 신경 써야 했던 소모품 교체, 세척 등 관리 영역을 서비스로 해결하며 가사해방을 현실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외부 O2O 기업과 협업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선택 가능한 외부 O2O 서비스는 ▲모바일 비대면 세탁(런드리고) ▲ 세제(LG생활건강), 유제품(우유창고) 정기배송 ▲집 청소 및 냉장고 정리(대리주부) ▲물품보관(미니창고 다락) ▲신선식품(더반찬&) 등 총 6가지다.
이향은 H&A사업부 CX담당 상무는 “제휴 업체들은 향후 계속해서 추가가 될 예정이다”라며 “UP가전 2.0 구매 고객에 지급된 쿠폰을 런드리고에서 드라이클리닝 또는 수선할 때 사용할 수 있고, 대리주부 쿠폰을 선택하면 가사청소 서비스를 받아 볼 수 있다. 세탁기만 샀을 뿐인데 그와 관련된 생활 서비스들을 받으면서 확정된 경험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류 사장은 “우리가 잘하는 가전, 기기설치 등은 내재화하고,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잘하는 부분은 직접 서비스가 아니라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속 고민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기존 렌탈 사업에서 '서비스' 결합한 '구독 사업' 시작
LG전자는 가전 구매 방식의 다변화 차원에서 구독 방식을 새롭게 도입한다. 올해 3분기 말부터 기존 렌탈 서비스와 구독을 통합해 운영할 방침이다.
가전 구독은 3년부터 6년까지 사용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소비자의 상황에 맞춰 기간을 선택함에 따라 초기 구매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다양한 제품 옵션과 서비스를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구독 기간 동안 제품 A/S는 무상으로 제공된다.
류 사장은 “이번 구독 사업의 특징은 개인화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다”라며 “예전 렌탈에서 제공되던 케어 서비스를 동일하게 제공하면서 제휴업체와 개발한 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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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구독 서비스를 통해 가전 교체 수요가 줄고 매출 축소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류 사장은 “오히려 교체 수요가 늘 것 같아서 걱정이다”라며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가전제품은 한번 구매하면 10년 이상 사용한다. 그런데 구독하면 교체주기가 짧아지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수요가 늘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G전자는 자원 재활용 부분에서 새로운 솔루션을 찾을 수 없을까 고민하고 있다”라며 “구독이 완료된 제품을 리퍼비시해서 재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고려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UP가전 2.0은 단기적으로 하드웨어 중심 사업에서 서비스를 더해지는 형태로 고객 가치를 늘리면서 사업을 확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홈에 대한 LG전자 생태계까지 고민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G전자가 기기 사업 중심의 사업을 서비스 솔루션으로 변화하기 위해 첫 걸음을 띈 만큼, 앞으로 가전 인더스트리를 어떻게 바꾸고 변화시켜 갈지 잘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