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이 똑똑해졌다. 영상을 시청하며 화면에 바로 메모하거나, 판서 과정을 녹화하는 등 다방면으로 기능한다. 요즘 교실이나 사무실에서 이런 ‘전자칠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자칠판은 공통적으로 자체 운영체제(OS)를 갖춘 대형 터치스크린 제품이다. 고감도 터치스크린 패널을 탑재해 손이나 펜으로 칠판처럼 이용할 수 있다. 노트북 등 외부 기기를 연결해 듀얼 모니터로 기능하면서 필기가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자칠판은 주로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서 개발한다. 삼성전자 ‘플립’, LG전자 ‘전자칠판’, 현대아이티 ‘스마트보드’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와 현대아이티 제품은 안드로이드, 삼성전자 제품은 타이젠 OS를 탑재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최근 현대아이티 사무실을 방문해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스마트보드 3.0 75인치’ 제품을 이용해보고 특징을 살펴봤다.
■ “유튜브 시청하며 판서 가능…윈도우 전용 프로그램 지원”
현대아이티 스마트보드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별도 PC 연결 없이 자체 안드로이드 OS로 이용하거나, 별도 PC를 연결해 윈도우 OS 전용 판서 프로그램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다만 안드로이드 OS에서는 판서 기능과 인터넷·앱 등 기본적인 기능만 지원하므로, 가능하면 PC를 연결해 이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PC를 연결하는 방식은 디지털 사이니지용 컴퓨터(OPS)를 내장해 사용하거나, 개인 노트북 등을 USB-C 혹은 HDMI 케이블로 연결하면 된다.
현대아이티 윈도우 전용 프로그램인 ‘미팅메이트’는 일반적인 PC 사용 환경에서 곧바로 오버레이 판서를 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백그라운드에 실행해두면, 유튜브 동영상 시청 중에도 화면 위에 그대로 메모가 가능하다.
대부분 전자칠판 제조사가 자체 OS 프로그램은 갖추고 있지만, 별도 윈도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전자칠판은 이처럼 별도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단순히 터치스크린을 갖춘 듀얼 모니터에 지나지 않는다. PC 연결 사용을 전제하는 사용자라면 미리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 “접촉 면적 따라 펜 되고 지우개 되고”
현대아이티 스마트보드는 적외선(IR) 터치 방식을 채택했다. 디스플레이 베젤에 센서를 부착해 좌표 값을 인식해 터치한다.
미팅메이트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 눈에 띄는 점은 지우개 사용 방법이었다. 펜을 갖다 대면 글씨가 써지고 화이트보드 지우개로 문지르면 지우개인 것을 인식했다. 센서가 터치 면적을 인식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손바닥으로 터치해도 지우개 기능이 활성화했다.
판서를 마친 내용은 미팅메이트 전용 확장자(.hsm)로 저장해 추후 이어서 편집할 수 있다. JPG나 PDF 포맷으로도 저장 가능하다. 또한 판서 과정을 음성과 함께 동영상으로 기록할 수도 있다. 회의 자료를 공유하거나 강의 영상을 만들기 용이하다.
■ “시야각 넓은 IPS 디스플레이…카메라·마이크 탑재”
스마트보드 3.0은 3840*2160 해상도의 IPS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했다. VA 패널 대비 명암비가 다소 낮지만 시야각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측면 여러 각도에서 보더라도 화면 왜곡이 적어 전자칠판에 적합하다. 터치 패널은 최대 20포인트까지 동시 멀티 터치를 지원한다.
제품은 다양한 입출력 단자를 지원해 외부 기기와 호환성이 높다. 디스플레이 단자 표준인 HDMI와 DP, VGA 포트는 물론, USB-C를 지원해 노트북 연결이 간편했다.
이외에도 1천300만화소 카메라와 6-어레이 마이크를 탑재해 별도 부가 장치 없이 화상 회의가 가능하다. 2개의 15W 스피커도 갖췄다.
제품 전면에 물리 버튼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필기하는 펜 색깔을 바꾸거나 지우개, 페이지 넘기기, 가상 키보드 띄우기 등 기능을 손쉽게 실행할 수 있다.
■ “칠판 기능 합격점…기본 OS 포지션은 다소 애매”
스마트보드 3.0은 준수한 필기감을 갖춘 전자칠판이다. 특히 카메라와 마이크, 물리버튼 등 하드웨어 지원 측면에서 사용자를 고려한 설계가 눈에 띄었다. 이 덕분에 별도 장치를 갖추지 않아도 강의, 회의, 콘텐츠 시청 등 다양한 환경에 두루 적합했다.
다만 자체 OS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다. 칠판을 위해 개발한 OS가 아니다보니 거대한 태블릿PC를 보는 듯했다. 때문에 노트북을 연결해 사용하는 편이 화면을 보기에도 비교적 편안했다. 크기에 맞는 세밀한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전용 앱을 더한다면 보다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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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칠판은 큰 잠재력을 지닌 기기다. 훗날 일반 가정 TV에 터치스크린이나 보다 많은 센서가 적용된다면, 즉 전자칠판 보급이 보편화된다면 콘텐츠를 소비·생산하는 또 다른 패러다임이 찾아오지 않을까.
스마트보드 알파3.0 75인치 가격은 459만원이다. 65인치와 86인치는 각각 381만7천원 620만9천원이다. OPS와 스탠드는 별도 옵션으로 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