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증설 광풍속 잠행 삼성SDI..."관망일까, 자신감일까"

해외 증설에 필요한 보유 재원 이미 충분…AMPC 미반영에도 수익성 탄탄

디지털경제입력 :2023/07/20 16:17    수정: 2023/07/20 17:16

올 초부터 시작된 연쇄적인 해외 공장 증설에 따라 재원 조달 광풍이 불어오는 가운데 삼성SDI의 잠행이 눈에 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잠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반면 삼성SDI의 외양은 여유롭기 그지 없다.

올 초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이 배터리 기업들에 미치면서 미주 시장 쟁탈전은 격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만 8곳의 생산공장을 증설하는 동시에 유럽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확장 정책을 취하고 있다.

SK온 역시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면서 신규 동력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사는 공격적인 증설과 함께 재원조달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공장 증설에 따라 북미에서 받는 투자 수혜분 외에도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재원 조달에 힘쓰는 상황이다. 양사는 이미 기가동 되고 있는 북미 공장에 따라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분을 전략적으로 반영 중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양사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감지된다. 현재 삼성SDI의 해외 증설 계획은 인디애나주에 설립예정인 스텔란티스와 제너럴모터스의 합작법인 두 곳이다. 두 공장을 합쳐 삼성SDI의 투자금액은 약 3조5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I는 물 밑에서 잠재고객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장 필요한 재원에서는 큰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실제 삼성SDI가 현금화 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지난 1분기 기준 약 10조원에다 현금성 자산도 2조8천억원 수준이다. 보유 중인 재원만으로도 증설 계획에 무리가 없다. 삼성SDI가 지난 2018년 발행한 2천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전액 현금 상환할 계획인 것도 재원에 무리가 없음을 방증한다.

삼성SDI는 북미에 기가동 공장이 없어 AMPC 수혜를 받지 못 하지만 수익성은 탄탄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SDI의 예상 영업이익은 4천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부가가치 배터리와 중대형전지 판매 호조가 지난해부터 지속하고 있는 데다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도 속도가 나는 만큼 삼성SDI의 차분함은 계속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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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글로벌 배터리 주도권 순위가 하락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4월까지 연간 누적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순위는 7위다. SK온, 중국의 CALB에 못 미치는 순위로 점유율 역시 전년 동기 4.8%에서 4.1%로 하락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고객사들과 수주 논의를 진행 중이다"면서 "기술력과 품질, 수익성 우위의 질적성장 기조하에 사업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