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응 "AI=슈퍼지능 비현실적···문제해결엔 많은 역할"

20일 서울대 '초거대 AI모델 플랫폼 최적화 센터 개소식'서 초청 강연

디지털경제입력 :2023/07/20 14:32    수정: 2023/07/20 16:17

"사람이 할 수 있는 걸 인공지능(AI)이 하는 일반인공지능(AGI)이 나오려면 앞으로 수십년이 더 걸릴니다. 점진적으로 발전하던 AI가 갑자기 어느 한순간 슈퍼인텔리전스(사람 지능을 뛰어넘는)가 된다는 건 비현실적입니다. 프롬프팅(Prompting)이 AI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고,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이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고 계속 큰 비중을 차지할 겁니다. 생성AI(Generative AI)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아직은 작은 시장입니다. 강화학습은 아타리나 알파고 등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지만 근본적으로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크게 성장하기 힘들 것입니다."

세계 4대 AI석학 중 한명이자 딥러닝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한 앤드류 응(Andrew Ng) 미국 스탠퍼드대 겸임교수(adjunct professor)는 20일 서울대학교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린 '초거대 AI모델 플랫폼 최적화 센터 개소식' 초청 연사로 나와 이 같이 밝혔다.

'모두를 위한 AI'를 주창한 그는 '딥러닝 대중화 기수'로 불린다. 수년전 '코세라'에서 그가 진행한 한 온라인 강좌(CS229A)는 한 회 등록자가 10만명이 넘을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는 코세라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코세라는 세계적인 무료 교육 및 학습 온라인 플랫폼이다. 스탠퍼드대 겸임교수인 그는 AI스타트업 '랜딩AI' 창업자겸 CEO, 초기 AI기업에 투자하는 'AI 펀드' 제너럴 파트너로도 활동하고 있다. 국적은 영국이다. 고등학교때 신경망을 접했고, 딥러닝 연구에 CPU 코어를 처음으로 적용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세계 AI석학인 앤드류 응 스탠포드대 겸임교수가 20일 서울대에서 초청강연을 한 후 청중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앤드류 응 교수 초청강연에는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다.
강연 후 많은 학생들이 앤드류 응 교수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몰렸다. .

이날 응 교수 강연은 그의 명성을 반영하듯 1천 명이 넘는 사람이 참석했다. 발표는 통역없이 영어로 진행됐고, 발표 후에는 응 교수에게 질문하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형성했다. 발표장 밖에서도 다음 일정지로 향하는 그와 기념촬영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AI가 인간을 지배한다는 슈퍼인텔리전스에 대해 평소처럼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AGI가 등장하려면 수십년이 걸리며, 슈퍼인텔리전스가 등장한다는 건 비현실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대신 AI가 펜데믹과 기후변화 같은 현존하는 '범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AI가 편견, 공정성, 정확성 같은 문제를 현재 안고 있다고 언급하며 "하지만 기술이 빠르게 이를 개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효율화와 자동화 도구인 AI는 많은 직업을 와해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응 교수는 이를 인정하며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AI의 책임성도 강조했다. "우리 팀은 인간과 인류애를 낫게 하는 프로젝트만 다룬다. 인종적, 금전적으로 문제가 있는 프로젝트는 킬(Kill)시킨다"고 들려줬다. 오래전부터 AI가 제2의 전기라고 말해온 그는 이날도 AI가 일반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의 기술'이라고 역설했다. 생성AI를 언급하며 "현재 AI기술의 밸류(가치)는 3년"이라며 급속히 빨라지고 있는 첨단기술의 밸류 문제를 짚었다.

AI생태계를 보면 하드웨어쪽에 엔비디아와 인텔, AMD가 있다. 인프라쪽에는 AWS와 구글 클라우드가, 개발 툴 쪽에는 랜딩AI와 래피드파이어 같은 곳이 있다. 이외에 스피치랩같은 수많은 애플리케이션 기업이 있다. 투자자이기도한 응 교수는 이를 거론하며 창업을 강조하며 "많은 가치있는 AI프로젝트가 현재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AI가 아직 광범위하게 도입되지 않은 건 커스터마이징(맞춤화)과 로·노코드 툴 때문이라고 짚었다. 사용자들이 로·노코드 툴을 사용해 자신들의 AI시스템을 커스터마이징하기 때문에 AI가 더디게 도입된다는 것이다.

AI에게 지시를 하는 '프롬프팅(Prompting)'도 강조했다. 프롬프팅은 사용자가 풀려는 문제에 대해 설명 혹은 에시를 줌으로써 모델이 별도 학습 과정없이 해당 문제를 푸는 걸 말한다. 응 교수는 데이터 라벨링이 필요한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은 라벨 데이터를 얻는데 1개월, 이를 훈련하는데 3개월, 모델에 적용하는데 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프롬프트 기반 AI'는 모델 설치까지 걸리는 기간이 수시간에서 수일이면 끝난다면서 "프롬프팅이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도학습 시장이 계속 큰 비중으로 커질것이라면서 생성AI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작은 시장이라고 해석했다. 지도학습, 비지도학습과 함께 AI의 3대 분야 중 하나인 강화학습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크게 성장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강화학습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게임이나 로봇 등으로 한정돼 있다"고 밝혔다. 또 문서(텍스트)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미지(Image) 와 비디오(Video)가 뒤를 이을 것으로 봤다.

19일 방한한 응 교수는 서울대 초청 강연에 이어 네이버, 카카오, KB국민은행을 방문하며 21일에는 KBS별관 공개홀에서 오후 8시 다시 한번 대중 강연을 한다. 21일 행사에는 과기정통부 장관과 AI 연구자 및 개발자, 스타트업 종사자 등 500여명이 참석하며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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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개소식을 한 서울대 '초거대 AI모델 플랫폼 최적화 센터'의 센터장을 맡은 이재진 서울대 데이터사이안스대학원장(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겸무교수)은 초거대AI 모델의 기술 문제로 ▲플랫폼, 알고리즘, 응용 개발 주체간 소통 및 전체적인 최적화 부재 ▲초거대AI 모델 플랫폼의 성능 및 전력 장벽 ▲초거대AI 모델의 크기 장벽 ▲학습데이터와 한국어 토크나이저, 비식별화 도구, 신뢰성 등 한국어 기반 초거대 AI모델의 상대적인 질 저하 등 네가지를 꼽았다. 

이어 센터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다면서 "1단계로 오는 2026년까지 GPT3.5와 정확도가 비슷하고 크기는 100분의 1인 AI를 개발하겠다. 이어 이어 2단계로 2029년까지 최신AI모델과 정확도가 비슷하고 크기는 100분의 1인 AI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