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전달·수령 라스트마일, 로봇으로 해결합니다"

[인터뷰] 최재원 와트 대표 "내년까지 60세트 운영 목표"

홈&모바일입력 :2023/07/17 14:19    수정: 2023/07/20 18:56

“팀원들과 직접 택배 아르바이트를 해봤어요. 엘리베이터 대기 시간이 상당해서 건물 안에서도 많은 시간이 걸려요. 이 점에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개발을 시작했죠.”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택배 이용 건수는 연간 약 70회다. 이 또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 물동량은 37억 건을 넘어섰다. 매년 약 10%씩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택배 환경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가구가 늘어나며 일일이 층간 배송을 해야 하거나, 경비실에 맡겨두고 수신인이 직접 찾아가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 내 차량 지상 통행을 금지하는 경우도 늘어나 택배기사와 갈등을 빚기도 한다.

최재원 와트 대표는 택배 전달과 수령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배달 과정의 마지막인 ‘라스트마일’을 책임질 로봇을 3년 간 개발해왔다. 지난 5월 출시한 층간 이동 배송로봇 ‘제임스 W1’과 보관함 로봇 ‘W-스테이션 XZ’이 그 첫 결과물이다.

최재원 와트 대표 (사진=와트)

■ “택배 문제 잘 해결할 자신 있어”

제임스 W1과 W-스테이션 XZ는 하나의 솔루션으로 운용된다. 택배 기사가 단지 내 위치한 스테이션에 택배를 모두 하역하면, W-스테이션 XZ이 이를 분류해 둔다. 이후 제임스 W1에 택배를 인계해 알맞은 장소로 찾아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제임스 W1은 물품과 배송 주소를 전달받아 배송지 문 앞에 배송한 후 배송 완료 사진을 고객에게 전송한다.

W-스테이션 XZ는 주차장 1칸 면적으로 아파트 900세대 하루 택배 물량을 수용할 수 있다. 로봇은 카메라로 택배 크기와 배송지 정보를 인식한 후, 분류해 보관한다. 건물 설치 장소에 맞게 길이와 높이를 자유롭게 변경해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와트 택배 배송로봇 ‘제임스 W1’과 보관함 로봇 ‘W-스테이션 XZ’ (사진=와트)

제임스 W1은 로봇 팔을 탑재한 자율주행 로봇이다. 팔로 승강기와 자동문을 이용할 수 있어 별도 인프라 변경 없이도 기존 건물에 적용할 수 있다. 적재 가능한 최대 하중은 25kg, 최대 용량은 84L다. 2개 이상 물품 동시 적재가 가능하다. 1시간에 물품 약 20개를 배송할 수 있다.

제임스 W1은 2D 라이다 1개와 카메라 5개를 탑재해 주변을 인지한다. 4개 바퀴를 각각 조향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적용했다. 또한 서스펜션 구조를 적용해 승강기 단차나 높이 3cm 화재 방지턱도 지나갈 수 있다.

최 대표는 “와트 솔루션은 도입하는 데 제약 조건이 적다”며 “택배 기사가 수레를 끌고 다닐 수 있는 폭 70cm 정도 공간이면 어디든 운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와트 택배 배송로봇 '제임스 W1' (사진=와트)

■ “오배송 방지 철저…주변 순찰도 가능”

택배 분실이나 파손 우려는 없을까.

와트 배송 솔루션은 3번의 송장 확인 과정을 거친다. 테스트 과정에서 송장 파손으로 인식을 못한 경우는 있었지만 다른 곳으로 잘못 배송한 적은 없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최 대표는 “스테이션에 보관하고 있다가 수령자가 원할 때 배송하는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기 때문에 같은 문 앞 배송이라도 오히려 도난 우려를 줄일 수 있다”며 “제임스 W1이 사람보다 물건을 부드럽게 내려놓기 때문에 파손 걱정도 없다”고 전했다.

와트 택배 배송로봇 ‘제임스 W1’ (사진=와트)

이어 “아파트 외에도 오피스 건물에서 특히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보통 오피스 건물은 1층에 택배실이 있는데, 직원들이 수많은 택배 더미 속에서 본인 것을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와트 솔루션은 택배 차량 출입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아파트 단지나 보안이 철저한 고급 오피스텔 등에서 특히 높은 효율성을 낼 수 있다. 많은 물동량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고, 택배실을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외에도 제임스 W1은 야간에는 건물 전체를 순찰하면서 로봇 팔에 달린 카메라로 영상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다. 택배 일이 없을 때는 순찰 로봇으로 기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와트 택배 배송로봇 '제임스 W1' (사진=와트)

■ “내년까지 60세트 운영 목표…보관함 신제품 출시 예정”

와트는 신제품을 올해 6세트까지 운영해본 뒤, 내년에는 60세트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차기 보관함 제품 ‘W-스테이션 XYZ’을, 내년 하반기에는 다음 버전 ‘제임스’를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W-스테이션 XYZ은 택배 분류 효율을 개선하고, 다음 제임스는 물품 배송뿐 아니라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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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와트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와 팀원들이 '제임스 W1'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와트)

최 대표의 꿈은 고객이 사랑할 만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보다 잘 일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자는 의미로 회사 이름도 ‘와트’라고 지었다. 증기기관을 실용화하는 데 기여한 스코틀랜드 발명가 제임스 와트에서 따온 이름이다.

와트는 3년 간 제품 준비를 마치고 이제 세상 밖으로 나섰다. 제품 도입 협의가 속속 진행되고 있어, 내달이면 수도권 건물에서 와트 솔루션을 이용하게 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시리즈 A 라운드 투자 유치도 앞두고 있다. 와트 로봇이 건물 택배 관리에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최재원 와트 대표 프로필

- 2007~2017년, 한양대학교 ERICA 기계공학사

- 2017~2018년, 한양대학교 전자공학 석사 수료

- 2018~2019년, 피유엠피(씽씽) 하드웨어 팀장

- 2020년~현재, 와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