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EU역외보조금규정 최종안에 우리 의견 상당히 반영"

기업 자료 제출 범위 일부 축소…면제 기준 강화

디지털경제입력 :2023/07/11 10:52

유럽연합(EU)이 역외보조금규정의 이행법안 최종안을 발표한 가운데 정부가 우리 측 입장이 상당히 반영됐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일부 불확실성은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역외보조금규정의 이행법안 최종안을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산업부는 "우리 정부와 업계는 이행법안 초안 의견 수렴 기간 의견서를 통해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며 "이번 최종안은 초안 대비 우리 정부 및 업계 의견이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칼튼스위트룸에서 티에리 브르통(Thierry Breton) EU 역내시장 담당 집행위원과 면담을 갖고, 핵심원자재법(CRMA), 탄소중립산업법(NZIA) 등 경제법안, 경제 안보, 첨단산업정책 및 경제협력 방안을 비롯한 한-EU 정상회담 후속 조치 등을 논의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산업부는 기업의 자료 제출 면제 인정 기준이 완화됐고, EU집행위원회가 기업이 제출한 기밀 정보를 공개하도록 결정한 경우에도 사전 이의 제기 절차가 마련되는 등 기업 방어권이 강화됐다고 부연했다.

다만 역외 보조금에 따른 '시장 왜곡'이 어떤 것인지를 규정할 가이드라인이 아직 발표되지 않는 등 일부 불확실성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경쟁 왜곡 여부를 판단하는 가이드라인은 2026년 1월 전 발표될 예정이다.

EU 역외보조금 규정은 외국기업이 정부·공공기관으로부터 과도한 보조금을 받고 EU 내 기업 인수합병이나 공공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불공정 경쟁'으로 간주하고, 규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EU는 역내 기업에 대해서는 엄격한 보조금 규정이 적용되는 반면 역외 기업의 '무차별' 보조금 관련 규제가 없어 EU 기업을 보호하고 공정경쟁 환경을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도입했다.

역외보조금 규정은 오는 10월12일부터 외국기업이 EU내 기업결합 및 공공입찰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제3국 정부·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보조금 내역을 집행위에 사전 신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업결합 참여 시 EU 내 매출액이 5억유로 이상이거나 역외보조금을 3년간 5천만유로 이상 받았을 때 신고해야 한다. 최종안에는 유동성 위기기업 지원금을 비롯한 제3국 금융지원금이 건당 100만유로를 초과할 때에도 신고하도록 하는 세부요건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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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조달 사업에 참여하는 외국기업은 계약 금액이 2억5000만유로 이상이거나 3년간 400만유로의 보조금을 수령했을 때 의무 신고 대상이 된다. 신고가 의무화되는 10월 이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은 최대 매출액의 10%를 과징금으로 부과받을 수 있다.

만약 기업이 경쟁을 왜곡한다고 의심되는 경우에는 EU 집행위가 직권조사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