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반도체 후공정 업계의 인수합병(M&A) 논의가 활발하다. 지난해와 올해 주요 패키징 업체를 인수한 SK그룹, 두산그룹이 현재도 신규 인수 대상 기업들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 두산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반도체 후공정 분야 기업을 추가 인수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앞서 SKC는 지난 7일 테스트 소켓 전문업체 아이에스시(ISC)의 지분 45%를 5천22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테스트 소켓은 패키징이 끝난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을 검사하는 부품이다. 아이에스시는 해당 분야에서 전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SKC는 아이에스시 인수로 반도체 패키징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첨단 패키징 소재인 반도체용 글라스 기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SK하이닉스의 주요 협력사인 아이에스시를 자회사로 두는 경우, 앱솔릭스와의 협업으로 반도체 패키징 사업의 영역을 한층 넓힐 수 있다.
반도체 패키징 사업 강화를 위한 SKC의 M&A 투자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에스시는 SKC와 인수계약을 추진하면서 2천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한 바 있다. SKC는 이 중 1천750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유상증자의 금액 일부는 SKC, 아이에스시의 추가 M&A를 위한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군은 포고 핀 등 패키징 부품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비상장사다.
포고 핀은 특정 테스트 소켓 제조에 필요한 부품으로, 아이에스시의 기존 사업과도 연관성이 깊다. 업계는 SKC가 추가 M&A를 통해 아이에스시의 관련 기술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보다 큰 규모의 M&A가 진행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SKC는 최근 진행된 투자 설명회에서 "신규 M&A에 1조~2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에스시 인수 뒤에도 최대 1조 4천억원 가량의 투자 여력이 남는 셈이다.
두산 역시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신규 M&A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4월 테스나의 최대주주인 에이아이트리 유한회사가 보유한 지분 전량(38.7%)을 4천600억원에 인수하고, 두산테스나를 출범시켰다.
두산테스나는 외부 고객사로부터 반도체 후공정 관련 수주를 받는 OSAT 업체다. 시스템반도체를 패키징 하기 전 웨이퍼 단계에서 진행하는 웨이퍼 테스트를 주력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후 두산테스나는 웨이퍼 테스트 이후 진행되는 웨이퍼 연마 공정 전문업체 엔지온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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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엔지온 인수 철회 뒤에도 두산의 M&A 논의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후공정 업계 관계자는 "두산테스나가 웨이퍼 테스트 다음 단계인 패키징 테스트의 비중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비상장사를 중심으로 여러 스터디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SKC, 두산그룹 관계자는 "향후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