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시장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메모리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원가절감, 감산 등을 적극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메모리 제조업체는 올 하반기에도 원가절감, 감산 등 시장 회복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거시경제 악화로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침체를 지속해왔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DS부문은 올 1분기 4조5천800억원의 영업손실로 14년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 1조7천12억원의 영업손실로 10년만에 적자 전환하고, 올 1분기 적자를 이어갔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망 관리 및 수율 향상 등을 통한 원가 절감, 감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최근 메모리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소모품의 단가를 20%~30% 인하하기 위한 협상을 협력사와 진행했다. 반도체 업황에 따라 단가를 인상하거나 인하하는 사례는 흔하나, 올해 들어서는 인하 요구치가 한층 더 크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국내 한 기판업체도 올해 초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부터 20%가량의 단가 인하 요구를 받았다. 해당 업체의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은 상반기 말 진행된 추가 협상에서도 10~20%의 단가 인하를 요청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감산 전략도 올 하반기까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들어간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메모리 생산량을 의미 있는 수준까지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D램 감산을 공식화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자료를 인용해 "당초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하반기 생산 비트 그로스(Bit Growth)는 5% 수준의 하락이 예상됐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하락율이 삼성전자가 10%, 마이크론이 6~8%까지 하락하고, SK하이닉스도 제품믹스 효과로 하락율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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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국 주요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은 지난달 말 진행한 회계연도 2023년 3분기(2023년 3~5월)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D램과 낸드 제조용 웨이퍼 투입량을 30% 수준까지 줄였다"고 밝혔다. 기존 마이크론의 웨이퍼 투입 감소량은 25% 수준이었다.
감산 기조가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올 하반기 DDR5의 양산 확대를 논의 중이었는데, 최근 들어 목표 시점이 당초 대비 2개월 가량 미뤄졌다"며 "현재로선 추가 연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