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케어넷 "10년 도전 끝에 美헬스케어 시장 진출"

[인터뷰] 곽봉조 하이케어넷 미국법인장

컴퓨팅입력 :2023/07/04 16:50    수정: 2023/07/05 13:44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7년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은 700조원을 넘어서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이중 미국이 80%를 차지하는 거대한 시장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헬스케어 시장은 미국의 비중이 매우 높은 만큼 성공을 위한 필연적인 과제로 미국 시장 진출이 꼽히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대규모 IT기업이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 헬스케어 시장에 도전한 경험이 적어 국내 기업의 진출에 어려움을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 하이케어넷이 미국 보훈부(VA)의 퇴역군인 대상 원격 홈케어 사업에 참여하는 등 미국 공공사업을 중심으로 원격진료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곽봉조 하이케어넷 미국법인장과 미국 헬스케어 시장에서 진출할 수 있었던 요인과 한국과 미국의 헬스케어 시장 차이점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 보훈부의 퇴역군인 대상 원격 홈케어 사업(이미지=미국 보훈부)

■ 10년 가까운 도전 끝에 성공한 미국 진출

하이케어넷은 인성정보 헬스케어 사업부가 2020년 분할되어 설립된 스마트 헬스케어 전문업체다. 모바일 및 웹 솔루션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전문적으로 개발해왔다.

곽봉조 하이케어넷 미국법인장

지난 2017년부터 현지IT기업 코그노산트와 협력해 미국 보훈부가 진행하는 퇴역군인 대상 원격 홈케어 사업에 선정돼 원격진료 기기 ‘하이케어 허브(Hicare Hub)’와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했다. 올해 실시한 2차 사업도 수주에 성공하며 추가 계약을 진행한다.

보훈부에서 실시하는 원격 홈케어 서비스는 미국 보훈부에서 퇴역 군인을 대상으로 군복무 중 발생한 질환 등으로 인한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진행한다.

곽봉조 법인장은 “하이케어넷은 미국 보훈부 사업 이전부터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과 플랫폼을 전 세계에 공급해온 기업”이라며 “헬스케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사업을 진행하며 기술력을 쌓고 효과성과 안정성을 입증한 제품군을 마련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 초기였던 2000년대 초반부터 학계, 연구기관, 의료기기 제조업체, 제약회사, 통신사와 함께 전략적 제휴 네트워크를 구성해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수많은 시범사업에 참여했다”며 “하지만 많은 제약 조건과 작은 시장 규모로 인해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바로 진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간 후속 지원이 중요한 의료 서비스 특성상 갑자기 등장한 외국 기업을 신뢰해 선뜻 계약을 맺는 기업이나 병원을 찾을 수 없어 시장에 난항을 겪었다.

곽 법인장은 "국내에서의 성과나 기술력 등은 미국 현지에서는 어떤 영향력도 없었기에 아무런 매출도 내지 못하면서 끊임 없이 전시회와 학회 등에 참여하며 업체들을 만나고 사람들과 관계를 쌓아가기 시작했다”며 “그렇게 7년쯤 반복한 끝에 관계자들도 우리를 알아보고 신뢰를 주기 시작했고 8년 째에 들어서며 미국 보훈부의 사업을 계약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헬스케어 시장규모가 가장 큰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만큼 우리에게 무척 의미 깊은 성과이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경험이었다”며 “글로벌 시장은 시장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것에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위해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10배 이상 차이나는 원격진료 수익률

수년 간 미국에서 원격 진료서비스 사업을 곽봉조 법인장은 한국과 미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주요 차이점으로 원격진료 수가 등 수익성을 꼽았다.

곽 법인장은 “보험 구조에 따라 다르지만 미국에서의 원격진료 비용은 건당 약100~300 달러 수준이지만 한국은 1만3천 원 정도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또한 미국은 의료수가 내에 솔루션 비용도 포함되기 때문에 수익성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수익성이 높고 시장이 큰 만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대규모 기업이 참여하며 빠르게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한국은 환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보편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에 더 집중하고 있다.

곽 법인장은 “한국은 비대면 진료 여부가 의료 접근성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의지나 역할 비중이 적을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는 헬스케어 기업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미 미국 내 글로벌 회사는 거의 모두 의료분야에 참여하고 있고, 기술과 자본이 투자되고 있는 만큼 기술적인 부분과 함께 서비스 관점에서의 준비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행사에 참여한 원종윤 하이케어넷 각자대표와 곽봉조 미국법인장(이미지=하이케어넷)

하이케어넷은 미국 보훈부의 원격 홈케어 사업을 기반으로 원격환자관리(RPM)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RPM은 고연령층 대상 사회보장 제도인 메디케어에서 제공하는 원격진료 서비스다.

LA 병원과 협업으로 현지 의료서비스에 적합한 RPM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보훈부 사업을 통해 확보한 1만 명 이상의 사용자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수주 경쟁에 나선다.

곽 법인장은 “RPM 사업은 만성질환자를 원격으로 관리하며 월정액 수가를 받는 성장모델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미국 보훈부 사업으로 고령자에 적합한 원격 의료 솔루션 UI 노하우 등을 도입한 만큼 다른 플랫폼 대비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퇴역군인 대상 원격 홈케어 도입한 하이케어 허브(이미지=인성정보)

■ 급증하는 고연령층, 원격진료 성장 가능성↑

하이케어넷은 지난해 초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파트너와 협업을 강화하며 본격적으로 현지 영업 및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현재 강점을 보유한 고연령층 대상 원격진료 서비스 외에도 개인화 서비스 등 차별화된 헬스케어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함께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하이케어 허브도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보다 소형화 및 경량화하며 진단 가능한 발병 기전 등 추가기능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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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봉조 하이케어넷 미국법인장은 “헬스케어 산업은 생명과 관련되어 있는 분야로 세계적인 불황이 오더라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특히 시장 확대의 배경은 노인 인구 증가가로 2020년부터 2060년까지 미국 노인 인구는 5천600만 명에서 9천47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성은 충분히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글로벌 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이 있다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 후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