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망 반도체 스타트업 10개사가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 기업은 나노계측, 통신, 센서, 차세대 메모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뤄낸 기업들로, 세계 최초·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와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는 반도체 IR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반도체 IR 컨퍼런스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주최 및 주관한 행사다. 반도체 분야에서 유망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기업들을 소개하고 투자를 활성화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총 10개 기업이 참가했다. 킴스컨퍼런스, 올도완, 넷솔, 리가스텍, 더블유지에스, 지앨에스, 브이메모리, 쎄미콤, 센소허브, 인포웍스 등이다. 이들 기업은 나노측정, 차세대 메모리, 라이다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최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킴스컨퍼런스는 국내 최초로 나노단위의 배율을 교정하기 위한 표준물질을 생산하는 업체다. 100nm 이하 미세한 나노구조체 제조 기술, 원자현미경(AFM)의 탐침 평가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AFM 분야의 선두업체인 파크시스템스와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올도완은 SK하이닉스 사내 벤처에서부터 출발한 회사다. 국내 최초로 고순도 반도체 감광액(PR)용 글라스 용기의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감광액은 반도체 노광공정에서 칩에 회로를 새길 때 사용하는 소재다. 올도완은 내년 PR용 글라스 용기를 SK하이닉스 양산 공정에 적용해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출신 연구원이 창업한 넷솔은 'STT(스핀전달토크)-M램'을 전문으로 개발하고 있다. STT-M램은 MJT(자기터널접합)이라고 불리는 자성체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다. 낸드처럼 비휘발성이면서도 D램과 같이 빠른 속도로 동작한다는 장점이 있다. 구조가 단순해 칩의 집적도 또한 높일 수 있다.
넷솔은 32Mb(메가비트) STT-M램을 국내 최초로 양산했으며, 향후 14nm 공정을 통해 128Mb STT-M램도 2025년 양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상생협력 개발 관계를 맺고 있다.
리가스텍은 디스플레이 및 전력반도체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팹리스다. 올해에는 미니 LED용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양산 준비를 마쳤다. 해당 칩은 신기술 적용으로 기존 미니 LED용 칩 대비 두께를 줄일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외에도 리가스텍은 전력반도체 구동칩과 AI용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더블유지에스는 실시간 공정진단 및 검사 전문기업이다. 제조설비의 실시간 데이터 수집, 진동 분석, 다채널 분광 진단(빛의 파장을 통해 물질의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했다. 올 하반기에는 반도체 공정에서 최소 0.3마이크로미터의 결함을 검출할 수 있는 검사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앨에스는 세계 최초로 국제표준사양(IEEE 802.15.3e)을 충족하는 'Zing' 반도체를 개발한 팹리스다. Zing은 초고속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의 일종이다. 지앨에스는 차세대 5Gbps급 Zing 반도체도 개발을 완료했으며, 현재 한화시스템, 삼성전자, 중국 센스컴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맺고 있다.
브이메모리는 CPU에 준하는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하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브이메모리'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브이메모리는 기존 낸드와는 '도메인 월' 제어방식을 적용해 속도, 수명, 데이터 보존기간 등을 모두 크게 높였다. 현재 브이메모리는 TRL 5단계(시제품 제작) 진입을 앞두고 있다.
쎄미콤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업체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로부터 탐침형 컷오프 프로브 측정시스템, 웨이퍼형 플라즈마 측정센서 및 시스템 기술을 이전받았다. 현재 SK하이닉스의 1차 협력사로 등록돼 있으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유수의 업체들에도 제품 공급을 추진 중이다.
센소허브는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TDI(시간차 및 적분) 라인 센서를 개발하고 사업화에 성공한 바 있다. TDI는 피사체를 여러 번 촬영하고, 각 데이터를 중첩해 한 장의 이미지로 만드는 기술이다.
관련기사
- SK하이닉스·SK스퀘어, 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1천억원 투자2023.07.04
- 3천억 규모 '반도체 생태계 펀드' 출범...소부장·팹리스 육성2023.06.26
- 韓 반도체 소부장, 美빅테크 뚫었다…애플 '비전 프로'향 단독 공급까지2023.06.20
- 삼성·SK하이닉스, 소부장 상생 협력 한 목소리..."초일류 반도체 생태계 구축"2023.04.11
특히 센소허브는 2021년 우주산업용 하이브리드 TDI 센서를 개발해, 관련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외 여러 위성업체와 함께 기술 협력 관계를 맺고 차세대 센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인포웍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산업용 FMCW(주파수변조연속파) 라이다 센서를 상용화했다. FMCW 라이다는 기존 ToF(비행시간측정) 라이다로는 측정이 불가능하던 물체의 이동속도까지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 및 협력사와 양산형 라이다 개발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