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LG엔솔 지분 매각…"소재 사업 확대" vs "경영난 심화"

2조원 규모 매각 추진…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

디지털경제입력 :2023/06/21 17:08

LG화학이 2조원대의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매각키로 하면서 지분 매각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이라는 해석과 동시에 핵심 계열 지분을 매각할 만큼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보유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약 2%(약 2조원)를 해외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LG화학에게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의 이번 지분 매각 시도를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 시황 악화에 따라 연쇄적인 실적 부진을 겪는 상황이다. 실제 LG화학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2.8% 감소한 7천9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화 부문 영업손실은 50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부채질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지난해 4분기 석화 부문 역시 영업손실 1천66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주력 먹거리였던 석화 부문이 난항에 빠지면서 LG화학은 이차전지 사업으로 승부수를 뛰웠다. 회사는 2030년 전지 분야에서 30조까지 매출을 늘리고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석화 업황 개선 시기에 대한 전망이 비관적인 가운데 이번 지분 매각은 이차전지 분야 투자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도 새만금에 1조2천억원을 투자해 전구체 공장을 설립하는 데 이어 미국 테네시주에도 4조원을 투자해 연간 12만톤 규모 양극재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이번 매각이 현실화 된다고 하더라도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최대주주 지위가 절하되지는 않는다. LG화학이 보유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율은 81.84% 수준이다. 다만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는 건 LG화학의 현금유동성이 그만큼 경색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새어나온다.

관련기사

올해 1분기 기준 LG화학의 현금성자산은 약 6조7천800억원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전년 대비 9.2% 상승한 30조4천927억원에 육박한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업 공시 이전에는 어떤 것도 답변할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지난 19일 LG에너지솔루션은 5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수요예측을 거쳐 증액 발행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