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자금세탁, 데이터 융합으로 방지해야"

[인터뷰] SAS코리아 조민기 상무

컴퓨팅입력 :2023/06/22 09:38    수정: 2023/06/22 13:21

"금융범죄를 막으려면 금융권 부서간 데이터 장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데이터를 한 플랫폼에서 통합, 분석해야 잠재적 범죄를 신속히 포착하고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SAS코리아 조민기 상무는 금융사기와 자금세탁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금융기관을 비롯한 보험사, 은행 내 부서간 데이터를 융합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조민기 상무는 SAS코리아에서 약 15년 동안 금융범죄 예방 솔루션을 개발·연구했다.

조민기 상무는 최근 국내 금융범죄 유형에 대해 말했다. 설명에 따르면 현재 금융범죄는 주로 신기술을 융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히 발생하는 형태다.

SAS코리아 조민기 상무. (사진=지디넷코리아)

예를 들어, 금융 범죄자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내부자를 매수해 보이스피싱이나 자금세탁을 한다. 범죄자는 암호화폐 거래소 내부자 도움으로 고객 정보를 빼낸 후 보이스피싱으로 금융사기를 치거나 자금을 세탁한다.

이에 조 상무는 "금융기관이 최신 IT 기술로 보안망을 설치해도 소용 없다"며 "범죄자는 새 기술을 활용해 범죄를 행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이 늘 신기술에 집중해야하는 이유다.

조민기 상무는 "국내 금융권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기나 자금세탁 대비에 취약한 상태"라고 봤다. 금융기관이 금융범죄를 다루는 역할을 부서별로 분리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범죄는 금융사기와 자금세탁으로 나뉜다. 국내 금융기관은 이를 담당하는 부서를 따로 구성했다. 금융사기 부서는 금융 소비자 손해를 최소화하는 일을 한다. 자금세탁 부서는 금융범좌와 불법 자금화를 막는다. 부서별 역할이 나뉘어져 있어 범죄 대비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만약 하나의 범죄가 양쪽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경우, 두 부서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두 부서가 보는 데이터도 다르고 업무 처리 방식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는 금융범죄를 바라보는 시야를 좁힐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금융범죄에 대한 정보와 이해 부족으로 범죄 적발 가능성도 낮아질 것이라는 의미다.

조민기 상무는 "금융범죄를 더 정확하고 빠르게 포착하려면 금융기관이나 은행, 보험사 등에 있는 부서간 금융데이터를 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서간 정보를 한데 모아 분석하는 '퓨전센터' 방식이 금융범죄 예방, 포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다.

퓨전센터는 금융기관이나 은행이 금융 정보를 한 플랫폼에 수집해 범죄 예방에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부서간 커뮤니케이션 질을 높이고, 동시에 여러 군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범죄 가능성을 파악하도록 돕는다. 잠재적 범죄 가능성까지 파악한다. 조 상무는 "최근 해외 금융권은 퓨전센터를 활발히 구축하는 추세다"고 덧붙였다.

"SAS, 부서간 금융데이터 융합 돕는다"

SAS는 자체적으로 금융 부서간 데이터를 융합해 금융사기와 자금세탁을 예방, 차단할 수 있는 '프라멜(이하 FRAML: FRaud and Anti-Money Laundering)'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FRAML은 인공지능(AI)이나 머신러닝(ML)으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금융사기 부서와 자금세탁 부서간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공유하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비정상적인 거래나 활동을 감지해 금융범죄를 예방 및 보고한다. SAS는 현재 DB손해보험 등 보험사를 비롯한 은행, 금융기관 등을 국내 고객사로 뒀다.

금융사기/자금세탁 유형의 FRAML 통합. (사진=SAS코리아)

조민기 상무는 SAS는 오래전부터 퓨전센터 역할을 하는 SAS FRAML 아키텍처를 고객사에 공급해 왔다고 설명했다.

조 상무는 "금융기관·기업이 FRAML을 활용하면 여러 부서간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해 금융범죄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금융권은 범죄 포착에 활용한 비용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며 "금융권 소비자 권익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상무 설명에 따르면 FRAML은 개인정보보호법 기준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융합한다. 현재 국내 정책상 외부 금융 데이터를 활용할 수는 없다. 금융기관 자체 데이터만 활용할 수 있다. 금융기관이 가진 데이터를 융합해 범죄 징후를 찾는 식이다.

SAS FRAML은 금융기관 내 부서를 물리적으로 통합하지 않아도 데이터를 한 플랫폼 내에서 융합된 형태로 제공한다. 국내 정책을 지키는 선에서 데이터를 현재보다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SAS FRAML 로지컬 아키텍처. (사진=SAS코리아)

"금융기관 조직을 통합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FRAML로 데이터 분석, 조사를 통합하자는 의미입니다. 금융사기를 담당하는 부서는 자금세탁에서 나오는 정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이는 더 많은 범죄 케이스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SAS의 FRAML 시스템은 AI 기반으로 고객에 활동 점수를 매긴다. 점수는 금융 활동 내역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AI는 금융사기나 자금세탁 발생 가능성을 추측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범죄를 일으킬 확률은 높다. 점수가 평균보다 높으면, 이를 조사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요청하기만 하면 된다.

"금융 플랫폼에 '설명가능한AI' 필수"

조민기 상무는 SAS FRAML 플랫폼은 '설명가능한AI' 기능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FRAML이 왜 이 고객을 잠재 범죄자로 포착했는지, 어떤 수치를 근거로 들건지 명확히 밝혀야 해서다. 해당 내용은 금융 규제 기관에 보고까지 해야 한다.

조민기 상무는 SAS가 6년 전부터 설명가능한AI를 위한 정책이나 알고리즘을 구축한 상태라고 말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조민기 상무 설명에 따르면 SAS는 약 6년 전부터 설명가능한AI를 위한 정책, 규칙, 알고리즘을 구축한 상태다. SAS의 AI와 ML은 금융 범죄를 적발하기 위한 객관적인 기준을 모두 갖춘 상태라는 의미다.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중이다.

"금융 AI는 신뢰성과 설명가능성을 필수로 갖춰야 합니다. 결과에 대한 원인을 정당화해야 합니다. SAS는 기업용 AI와 ML 기반으로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고객사에 높은 신뢰성을 확보하는 게 목표입니다."

조 상무는 SAS 프라멜 같은 금융범죄 예방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 정책에 대해 제안했다. 그는 외부 데이터 개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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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내 금융사와 기관들은 망분리 정책을 갖고 있다"며 "금융범죄 예방을 위해 외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하고 필요한 정보를 즉각 사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 상무는 "최근 국내도 미국과 유럽처럼 이를 개방하는 방향으로 기우는 추세"라며 "정부뿐 아니라 시중은행도 좀 더 적극적으로 안전한 금융 혁신을 위한 기술에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