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대학교수가 기말고사에 노골적인 정치색을 드러낸 문제들을 실어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19일 MBC는 한남대학교에서 3학점 강의의 교양과목 '경제 정의와 불평등'을 가르치는 초빙강사 임모씨가 낸 기말고사 문제에 대해 보도했다.
임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실세였던 1980년대 주체사상파의 사상이 정의로운지 부정의한지 평가하라'는 문제로 자신의 입맛에 맞춘 답안을 요구하는 듯한 문제를 냈다.
또 '최근 민주노총과 전교조 간부들 중 간첩이 있음이 밝혀졌다'며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사실을 전제로 '이 간첩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였냐'고 묻는 문제도 있었다.
임씨는 시험 문제에서 중국을 '중공'으로 부르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의 줄임말인 '중공'은 31년 전 한중수교 이전에나 쓰이던 호칭이다.
임씨는 '한국 다수당 대표인 이재명이 중공 대사관저에 초대받아 갔고, 여기서 주한 중공대사 싱하이밍이 일장 훈시를 했다'며 '이재명이 고분고분 듣고만 앉은 것과 대한민국의 국격의 관계'를 약술하라고 지시했다.
또 '문재인이 탈원전을 편 근본적 이유'를 물으며 괄호 안에 '흑심'이란 표현을 넣는가 하면, '재임 기간 전기료를 최소 3회 인상했어야 했다'고도 주장했다.
'MBC와 KBS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기사는 빼버리는 경우가 비일 비재하다. 부정적인 기사를 통해 국민들을 거짓으로 선동하고 가스라이팅 하는 데 혈안이 된 이유를 쓰라'며 언론계에 대한 혐오도 담았다.
이 시험지 초반부에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쓰라'는 주문과 '틀리거나 부정확한 내용을 기술 시 철저히 감점한다'는 안내가 적혀있다.
수강생들은 "평소에도 그 교수가 정치적인 얘기를 많이 하긴 했지만 설마 시험지에까지 그렇게 할 줄은 솔직히 예상을 못 했다", "내 생각과 다른 부분도 그 교수의 입맛에 맞춰 써야 되나 하는 고민도 들었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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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들은 즉각 문제를 제기했고, 학교 측은 경위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임씨는 취재진의 연락에 응하지 않았으며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