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금융범죄 예방, 데이터 아닌 알고리즘 공유 필요"

국내외 금융기관, '연합학습' 통한 협력 필요성

컴퓨팅입력 :2023/06/19 16:29    수정: 2023/06/19 22:03

금융범죄 예방을 위해 금융기관, 은행, 기업이 AI 알고리즘을 함께 공유해 범죄 포착률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융기관이나 기업끼리 협력해 알고리즘 기능을 개선하는 '연합학습'으로 금융 범죄 예방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19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사용자중심 인공지능(UCAI) 포럼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 주제는 금융 범죄 예방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한·미 AI 협력이다.

세미나에는 게리리 쉬프만 컨실리언트 최고경영자(CEO), 경희대 이경전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 동국대 황석진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등이 참석했다. 컨실리언트는 미국 기업이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 방미 때, 워싱턴 DC에서 국내 IT 기업 하렉스인포텍과 금융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UCAI 포럼 참석자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연합학습은 기관끼리 AI 알고리즘을 자유롭게 공유, 협력해 알고리즘 기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이때 기관 내에 있는 데이터는 공유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 금융기관은 보유 중인 데이터로 알고리즘을 훈련한 후, 다른 금융기관에 이를 보내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점점 알고리즘 기능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금융범죄 포착, 기관·기업 협력 필수"

게리 쉬프만 컨실리언트 최고경영자(CEO)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금융범죄 포착률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쉬프만 CEO는 연합학습 방식을 금융 분야에 도입해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쉬프만 CEO 설명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금융기관은 금융범죄 예방을 위한 데이터를 충분히 갖지 못한 상태다.

게리 쉬프만 컨실리언트 최고경영자. (사진=지디넷코리아)

현재 데이터양은 범죄가 아닌 경우를 범죄로 착각하거나 범죄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수준이다. 범죄를 정확히 알아차리는 경우는 평균 1%다. 세계적으로 금융기관들은 금융범죄 방지를 위해 2022년 기준 2700억 달러(약 346조1천4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다. 이 비용은 매년 상승해 2020년(2139억달러)보다 500억달러 이상 늘었다.   

쉬프만 CEO는 은행이나 금융기관 혼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독립적으로 금융 범죄를 예방하려면 천문학적인 자본과 인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협력을 해도 문제다. 그는 "금융기관이나 은행끼리 내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경우, 보안상 큰 위험성을 가진다"고 했다.

그는 "은행과 은행, 국가와 국가가 AI 알고리즘만 공유하는 연합학습 방식으로 금융범죄 포착 정확도를 올릴 수 있다"며 "이는 은행 데이터를 보호하면서도 효율성까지 올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쉬프만은 연합학습을 통한 금융범죄 포착 효과에 대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아직 전 세계에 배포하지 않은 최신 결과다. 해당 조사는 미국에서 은행, 기업, 금융기관이 협력해 연합학습을 통해 AI 알고리즘을 훈련한 결과다. 사람이 한 달동안 금융범죄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케이스를 기존 800개에서 170개로 줄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는 "범죄 포착 정확도가 기존보다 획기적으로 올라갔을뿐 아니라 사람이 들여야 하는 노력을 최대 80% 줄일 수 있다"며 "범죄와 관련한 금융 케이스를 6배 더 빠르고 많이 찾아내는 결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금융 기관과 기업, 은행 등이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한국과 미국은 금융범죄 예방을 위한 파트너십을 지속할 것"이라며 "해당 협력은 건강한 금융 시장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AI 학계에서도 쉬프만 제안에 대해 긍정적이다. 금융범죄 예방을 위해선 단독적인 노력이 아니라 국내외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희대 이경전 교수는 국내 AI 기술로 연합학습을 통한 금융범죄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범죄 예방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경전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스위스 등은 금융 범죄를 위한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반면 국내 AI 활용도는 낮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AI 기술을 교육, 의료, 제조 등에만 높은 비율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금융기관은 금융범죄 예방을 위해 국내외 다양한 기업, 기관과 협력을 원하지만, 과도한 데이터 공유에 큰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연합학습 기반 금융범죄 색출 시스템이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더 나아가 금융기관뿐 아니라 관세청, 국세청, 출입국관시로 등을 연계하는 연합학습 기반 AI 공유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장수 금융위 과장 "연합학습으로 금융범죄 예방 신선" 

이어 열릴 패널 토론에서 동국대 황석진 교수는 AI를 활용한 자금세탁방지(AML) 대응·발전에도 연합학습기반 AI 기술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금, 실물자산, 미술품에서 자금세탁 도구가 진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AML 시스템은 모니터링 요원 의존도가 높다"면서 "AI는 정상거래 과부화 해결, 고객 불편성 해소, 사고 데이터 저장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또 금융위원회 신장수 금융데이터정책과장은 "AI 연합학습을 이용해 금융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오늘 발표가 매우 신선했다"면서 금융당국이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 지 설명했다. 금융위는 지난 2021년 챗봇, 추천서비스, 신용평가 등 AI와 관련해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어 작년 8월에는 AI 활성화 및 신뢰성 확보 방안을 발표했다. 신 과장은 "AI활성화의 근간은 양질의 데이터다. 양질 데이터를 확보와 데이터 중립성 구축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AI 활성화 및 신뢰성 확보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파트너 변호사는 금융권에서 AI활용시 고려할 사항으로 '내성적 오류'와 책임소재 문제점 등을 들었다. '내생적 오류'는 AI가 조작된 데이터를 포함할 수 있음에도 이러한 데이터에 근거해 분석과 오류를 범할 수 있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