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보호무역주의를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핵심원자재법(CRMA)를 내놓고 있지만 탈중국 공급망 재편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개최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국제규제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전 세계가 중국을 탈피한 공급망 구축이 가능하냐는 물음에 결론부터 대답하자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지난 26일 보도된 뉴욕타임스 기사를 인용해 중국을 제외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선 최소한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핵심 원자재인 코발트의 경우 41%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고 심지어 망간 제련은 95%, 코발트 제련은 73%에 달할 정도로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입지는 절대적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이 수치들은 중국 시장을 포함한 비율이기 때문에 중국 국내 시장을 제외하면 다소 낮아질 수는 있다"고 해석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시장은 타 시장 대비 원가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은 IRA 초안 발표 당시 중국 견제를 공식화하려는 행보를 보였지만 최종 가이드라인에서는 당초보다 견제 노선이 느슨해졌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업계에서는 광물을 조달 받아서는 안 되는 해외우려기관에 중국이 포함될 거라고 해석하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는 단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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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연구원은 골드만삭스의 리포트를 인용해서도 소재 분야 특히 양극재와 음극재는 EU와 미국이 역내 조달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EU와 미국 모두 오는 2028년 배터리 제조는 100% 역내에서 생산이 가능하다"면서도 "양·음극재는 2030년이 되더라도 각각 20%와 10%의 역내 생산 비율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배터리의 양대 핵심인 양극재와 음극재는 각각 77%, 92%의 생산 비율을 중국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절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