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의 차세대 AI 반도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가 함께 채택됐다. AMD가 이번 신제품을 통해 AI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인 만큼, 국내 주요 메모리업체들도 HBM 사업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AMD의 최신형 GPU 제품 'MI300'의 HBM3 공급업체로 동시 진입했다.
MI300은 AI·HPC 등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해 제작된 고성능 AI 반도체다. AMD는 지난 1월 MI300A를 공개한 데 이어, 지난 13일(현지시간)에는 보다 성능을 높인 MI300X를 공개했다. 두 칩은 각각 128GB, 192GB 용량의 HBM3를 탑재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최첨단 메모리반도체다. 기존 D램 대비 대역폭이 넓어 데이터를 효율적이고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1세대 제품을 시작으로 HBM3는 HBM의 가장 최신 세대인 4세대 제품에 해당한다.
AMD는 이 MI300 시리즈에 필요한 HBM3 제품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부터 모두 공급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AMD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모두 HBM 공급을 요청했고, 이에 두 메모리업체 모두 벤더로 진입할 예정"이라며 "AMD도 최근 고성능 메모리 수급량이 증가하고 있어 듀얼 벤더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나란히 HBM 시장 확대를 가속화할 기회를 잡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AMD의 주요 경쟁사인 엔비디아는 올해 초 기준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확보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SK하이닉스의 HBM3를 탑재한 차세대 GPU 'H100' 양산에도 나섰다. AMD는 후발주자로서 공급을 적극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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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300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HBM의 경쟁력을 가늠할 지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HBM3라는 명칭을 달고 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범프 등 일부 패키징 공정에서 차이가 있다"며 "만약 이에 따라 최종 제품 간에도 성능 차이가 나타난다면 양사의 기술력 비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