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야간시간대 활동을 줄이고,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말라리아 환자 수는 총 17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3명보다 대비 120명(3.3배) 늘어난 수치. 특히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137명으로 전년의 46명 대비 3배 증가했다.
환자 비율은 민간인이 78.1%, 군인이 21.9%를 차지했다. 해외유입 말라리아는 36명으로 전년의 7명보다 5.1배 늘었다. 환자 대부분은 열대열 말라리아로, 남수단·카메룬·우간다 등 아프리카 대륙에서 주로 유입됐다.
지역별로는 ▲경기 67.2% ▲인천 10.9% ▲서울 10.2% ▲강원 5.1% 순으로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역학조사 결과, 말라리아 추정감염지역은 ▲경기(파주·김포·연천군) ▲인천 강화군 ▲강원 철원군 순으로 나타났다.
말라리아는 열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어 전파되는 모기매개감염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400명 가량의 환자가 발생한다. 국내 토착화된 삼일열 말라리아와 주로 열대열원충에 의한 해외유입 말라리아로 구분된다.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4월~10월에 발생한다.
열대열 말라리아의 경우,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고 신속한 치료가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질병청은 올해부터 말라리아 군집추정사례와 시·도 경보체계를 도입했다. 시·도를 중심으로 군집추정사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전파위험지역 집중관리를 강화하고, 이 가운데 시·도별 3명 이상 군집추정사례가 발생하면 해당 시·도에서 경보를 발령하도록 하고 있다.
군집추정사례란, 위험지역 안에 2명 이상의 환자의 증상 발생 간격이 30일 이내이고, 환자 거주지간 거리가 1km 이내인 경우를 말한다. 현재까지 군집추정사례는 경기 9건, 서울 1건 등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군집추정사례가 발생한 파주와 김포에 대해 경기도는 1일부터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됐다. 경보가 발령된 지역에서는 매개모기 서식지 집중 방제가 이뤄진다. 또 해당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보건소에서 무료로 신속진단검사와 함께 예방약인 ‘프리마퀸’이 제공된다.
만약 말라리아 발생 위험국가 방문 계획이 있다면 사전에 의사와 상담해 예방약을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 귀국 후에는 발열 등 증상이 있을 시 의료기관에 내원해 위험국가 방문 사실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말라리아 예방수칙은 우선 4월~10월 야간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야간에 외출을 해야 한다면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착용하고, 얼굴 주변을 피해 모기 기피제를 뿌려야 한다. 모기 침입 예방을 위해 방충망의 정비 및 모기장을 사용해야 한다.
지영미 청장은 “말라리아 증상은 일반적으로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위험지역에 위치한 의료기관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환자 방문 시 말라리아를 의심하고 신속진단검사를 실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