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주와 캐나다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9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이상형 부총재보는 전날 열린 ‘2023년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한 호주와 캐나다의 경우,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통화정책 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이 부총재보는 “한국도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까지 내려오려면 상당기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근원물가 경직성도 있어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대비 0.25%포인트 올린 4.75%로 확정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수요 과잉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며 “탄탄한 노동시장과 수요를 감안할 때 물가상승률이 2% 이상인 상태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캐나다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4%로 3월 대비 0.1%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캐나다 중앙은행의 목표치(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보다 하루 앞선 6일(현지시간) 호주 역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깜짝 인상하며 4.1%를 확정했다. 호주는 지난 4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5월에 이어 6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1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향방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형 부총재보는 “한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여러 상황을 보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점검해 나갔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한 모든 위원들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호주도 금리인상을 멈추고 경기 상황을 지켜본다고 밝힌 후 올렸다”며 “한국은 왜 못할 것 같냐, 절대로 못할 것이라곤 판단 말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에선 한국의 경제 상황을 캐나다와 호주와 다르게 해석하는 목소리가 있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캐나다, 호주 사례는 한국의 기준금리 변화에 긴장감을 줄 만하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은 이들 국가에 비해 경기가 어렵고, 물가는 낮으며 원·달러 환율이 1천300원 대로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금리에 변화를 줘야할 이유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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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투자증권 박성우 연구원은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는 캐나다, 호주와는 달리 한국은 내년 하반기면 물가가 2%대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도 시장에서 충분히 예견됐다”면서 “결국 국내 물가 환경와 경기가 중요한 만큼 금리를 움직여야 할 부담은 적다”고 말했다.
DS투자증권 강승연 연구원은 “캐나다와 호주는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막고 물가 목표에 대한 확신을 제공하기 위해 최근 금리를 다시 인상했다”며 “이창용 총재가 ‘연말까지 물가가 3% 내외로 수렴한다는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고 언급한 만큼 한국의 통화정책은 물가가 반등한 두 나라와 다르게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