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가 패키징 협력사들을 폭넓게 아우르는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경쟁사인 TSMC가 이미 지난해 대규모 최첨단 패키징 얼라이언스를 구축한 만큼 이에 대응해 패키징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부터 패키징 관련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오픈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번 오픈 에코시스템은 삼성전자 DS부문 내 AVP(어드밴스드패키징) 사업팀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AVP 사업팀은 삼성전자가 최첨단 패키징 기술력 강화를 위해 작년 말 신설한 조직이다.
에코시스템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와 같은 모델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SAFE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IP(설계자산),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등으로 구성된 생태계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PCB(인쇄회로기판), OSAT(외주반도체패키징테스트) 등 패키징 산업에 관여하는 협력사들을 모두 포함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기존에도 패키징 협력사들과 협업은 활발히 하고 있었지만, 협업의 주체나 범위가 확장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패키징 사업에서 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높은 기술적 난이도에 있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3D 패키징, 하이브리드 본딩과 같은 최첨단 패키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판과 소재, 공정 기술들이 함께 개발돼야 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주요 경쟁사인 대만 TSMC는 이미 최첨단 패키징과 관련한 생태계를 구축해 놓은 상황이다. TSMC는 지난해 하반기 '3D 패브릭(Fabric) 얼라이언스'를 출범하고, 차세대 패키징 기술과 관련한 협력사들과 대규모 협력을 맺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이 얼라이언스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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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주요 경쟁사가 패키징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협력사들과 힘을 합쳐 기술 격차를 좁혀야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원론적인 수준의 협력 체계가 되지 않도록 정교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