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개발된 신약이 국내에 출시되고 건강보험으로 급여화되기까지 약 4년 가량이 소요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기업의 모임인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글로벌 신약 접근 보고서(Global Access to New Medicines Report)’를 내놨다.
신약이 글로벌 최초 출시 후 국내에 도입되기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오랜 기간 소요되며, 신약 출시율 및 급여율도 OECD 국가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보고서의 골자다.
이 보고서는 ‘미국 제약연구 및 제조사협회(PhRMA)’가 지난 4월 발간한 보고서를 번역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최초 출시 후 1년 이내 도입된 신약 비율에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아래로 조사됐다.
OECD 국가 평균 신약 도입률(비급여 출시율)은 18%였지만, 우리나라는 5%에 불과했다. 가장 높은 신약 도입률을 나타낸 국가는 미국(78%), 독일(44%)과 영국(38%) 순이었다. 일본의 신약 도입률도 32% 가량으로 우리보다 높다.
KRPIA 측은 전 세계에서 개발되는 신약이 100개라면, 국내 환자는 비급여 조건에서도 5개의 신약 정도밖에 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보고서는 항암제 및 희귀질환 신약이 글로벌 출시 이후 우리나라에 비급여로 출시되기까지 약 27개월~30개월 정도 걸린다고 밝혔다. 반면, 영국과 독일 등은 평균 12개월~15개월, 일본이 18개월~21개월이 소요된다.
관련해 신약의 글로벌 첫 출시 후 우리나라에서 급여를 받는데 걸리는 기간은 총 46개월이라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45개월과 비슷한 수치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급여 신약 비율이 22%라고 보고했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29%보다 아래라는 것. KRPIA는 지난 10년 동안 출시된 신약이 100개라면, 일본은 절반 가까운 48개의 신약을 국민들이 보험급여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국내 환자들이 건강보험 급여를 통해 실제로 치료받을 수 있었던 신약은 22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KRPIA는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신약 출시 후 국내에 도입되고 급여화되는 신약의 비율과 기간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혁신 신약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고, 국내 환자들도 글로벌 신약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빠르게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