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3분기 美 신용등급 강등 고려"

부채한도 합의안 도출 과정 중 '정치적 교착상태' 지적

금융입력 :2023/06/05 08:58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국가재정 및 부채 문제에 대해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CNN은 피치가 미국의 신등등급 강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치는 “부채한도 인상 결정으로 채무 불이행 사태를 피한 건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백악관과 공화당의 벼랑 끝 전술과 악화되는 양극화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이미 지난 1월에 상한선인 31조4천억 달러(약 4경원)에 도달했다. 그동안 미국 재무부는 공공분야 투자를 미루거나 정부 보유 현금을 활용해 급한 곳부터 돌려막는 등의 특별조치로 채무 불이행 사태를 피해 왔다.

(사진=픽사베이)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2024 회계연도’ 예산 규모를 6조9천억 달러(약9천146조원)로 희망했고 매카시 하원의장은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지난달 중순까지 의견차를 보였으나 사상 초유의 채무 불이행 사태를 막기 위해 2025년 1월까지 부채한도 적용을 유예하는 대신 올해 10월부터 시작되는 2024 회계연도에 비 국방 분야 지출을 동결하고 2025년에는 1% 증액 상한선을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안은 지난달 31일과 이번달 1일, 각각 하원과 상원을 통과 후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받았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채무 불이행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5일을 코앞에 두고 불안감이 해소된 것이다.

이에 대해 피치는 “부채한도 합의과정에서 정치적 교착상태가 나타났다”며 “거버넌스 측면에서 국가재정 및 부채 문제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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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투명하게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피치의 리차드 프란시스 선임이사는 “미국이 다른 국가보다 거버넌스 요소가 약하다”며 “미국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은 정부의 차입 비용을 증가시켜 이자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