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CC 위원도 EU 망이용대가 법안 지지

브랜든 카 "빅테크 망 투자 분담 필요...직불 시스템 도입해야"

방송/통신입력 :2023/06/01 08:11

유럽연합(EU)이 기가비트 인프라 법안 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상임위원이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규모 인터넷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빅테크 기업들의 본산인 미국에서도 망 이용에 대한 공정한 질서를 요구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FCC의 브랜든 카 상임위원은 최근 유렉티브와 인터뷰를 통해 빅테크 사업자와 통신 사업자 간 공정한 망 이용대가 협상이 필요하다면서 “망 투자 격차를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빅테크가 직접 통신사와 협상하는 직불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U의 망 이용대가 법안은 대규모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미국 기업이 주타깃이다. 이에 따라 이 법안에 대해선 지역 보호주의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미국의 고위 정책당국자가 네트워크 투자를 장려하는 좋은 선택지라고 손을 들어준 셈이다.

미국 씨넷과 인터뷰 중인 브랜든 카 FCC 상임위원

유렉티브는 EU 지역의 정책전문매체로 현지 기가비트 인프라 법안 논의 과정을 상세히 전한 곳이다. EU 정책위원회는 지난 2월 기가비트 인프라 법안 제정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지난달 중순 의견수렴을 마쳤다. 일부 빅테크 기업들의 반대 뜻을 밝혔고 현지 통신사업자들의 불공정 목소리는 더욱 강하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브랜든 카 위원은 망 투자 격차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모두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에 대한 자금 조달 과제에 직면하고 있고, 유럽 전역의 5G망 투자에 3천억~4천억 유로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우 5G망 구축 투자가 93%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유럽은 62%에 그치고 있다면서 망 투자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목하며 유럽의 시장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정부가 통신사에 자금을 대거나 대규모의 통신사를 등장시키기 위한 인수합병 허용 방안을 제시했다. 또는 물가 급등 상황에서 비용 인상안을 제시했다.

사진 = 미국 씨넷

이는 공적자금을 동원하거나, 시민의 주머니를 얇게 하거나, 통신사 간 합병을 통해 투자 시장 경쟁을 약화시키는 형태의 단기적 처방으로 평가된다.

카 위원 역시 이같은 점을 고려해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는 대규모 트래픽 제공자(LTG) 빅테크 사업자들이 네트워크 투자를 분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 방안이 공정한 분담이고 엄청난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망 이용대가를 두고 이중 과금이라는 반복된 주장에 대해서도 “양면시장 이론은 매우 합리적이다”며 빅테크의 논리를 일축했다.

관련기사

이와 같은 카 위원의 의지는 EU의 매체서만 다뤄진 것이 아니다. 최근 뉴스위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부 인터넷 기업들의 망 무임승차(Free ride)를 끝내야 할 때라는 칼럼을 실었다.

또 2일(현지시간) 미국 씨넷 보도에 따르면, 카 위원은 빅테크들이 보편적인 서비스에 대해 효과적으로 아무 것도 지불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빅테크가 정당한 몫을 지불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