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면직 처분을 재가했다고 대통령실은 30일 오후 밝혔다.
대통령실은 “한상혁 위원장에 대한 공소장과 청문 자료에 의하면,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평가 점수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방통위 담당 국과장과 심사위원장을 지휘 감독하는 책임자로서 그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3일 인사혁신처는 한상혁 위원장 면직 처분을 위한 청문을 진행했다. TV조선 재승인 심사와 관련해 검찰이 기소한 사유를 들어 국가공무원법이 정하는 품위 유지의 의무와 성실 의무, 공정의 의무 등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방통위원장으로서 지휘 감독 책임과 의무를 위배해 3명이 구속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발생시켰고, 본인이 직접 중대 범죄를 저질러 형사 소추되는 등 방통위원장으로서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러 면직했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면직 처분 재가에 대해 법적인 다툼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인사혁신처가 면직 사유로 꼽은 검찰 기소에 대한 부분은 인정할 수 없고, 구속영장 심사 단계에서도 다툼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받아들여진 만큼 유죄로 확정할 수 없다는 이유다. 헌법이 정한 무죄추정의 원칙을 뛰어넘는 위헌적 면직이란 뜻이다.
아울러 별도의 설치법을 두고 독립성을 인정한 방통위 조직에 국가공무원법상의 일반 규정을 적용한 점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야당과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이어져 왔다.
더불어민주당 추천 몫의 방통위 상임위원인 김현 위원은 “방송통신위원장은 방통위설치법 제6조 제5항에 따라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경우 국회 탄핵소추 발의 대상”이라며 “기소만으로 성실 의무, 친절 공정, 품위유지를 위반했다고 면직하는 것은 헌법 제27조 제4항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면직 처분 취소 청구와 효력정지 신청이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 임기가 7월 말에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법적 공방은 이보다 더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이에 대해 “헌법이 보장한 언론과 방송의 독립성 때문에 방통위원장의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음에도 대통령이 법을 무시하며 방통위원장을 면직했다”면서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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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언론의 자유로운 비판과 감시에 마땅히 귀를 열어야 한다”며 “섣부른 방송장악 행보는 국민의 더 큰 저항을, 정권의 몰락을 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효력정지 가처분 상황에서는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가 점쳐진다. 그런 가운데 새 방통위원장 후보에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