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넥스트 비전 '수소차' 낙점…퍼스트 무버 속도

세계 전기차 시장 고착화…수소 버너 전환·신형 넥쏘 출시 임박

디지털경제입력 :2023/05/30 16:56    수정: 2023/05/30 19:50

현대자동차가 ‘퍼스트 무버’ 전략을 한 차례 더 가동할 전망이다. 성공적인 전동화 전환과 함께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고착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선점 분야가 적은 수소연료를 공략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이미 수소 승용차인 넥쏘로 독주하고 있지만, 앞으로 넥쏘 후속 모델과 수소 상용차로 시장 장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순수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34만5천763대다. 10위권 내에는 2위 비야디(BYD)를 포함한 중국계 그룹사 4개 기업이 포진해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전동화 선점에는 빨랐지만, 중국의 국가단위 사업 지원과 저렴한 배터리 가격 등 규모의 경제 전략은 이겨내지 못한 셈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153만9천347대를 판매해 압도적인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퍼스트 무버 전략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 온 경영 철학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인 전기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면서 올해 1분기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토요타의 영업익도 넘어선 바 있다.

다만 고착화된 전기차 시장 외에도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현대차가 수소 상용차 부문에서 활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소연료전지차에 힘을 싣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선택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친환경 수소버너 중장기 로드맵'을 보고했다고 알려졌다. 버너는 도장 공정에 쓰이는 열원이다. 현대차는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버너 방식에서 수소 버너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누적 주행거리 500만km 돌파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의 이 같은 결정은 RE100(재생에너지 100%) 실현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부터 울산 전기차 신공장에 수소 버너를 채택하고 해외 도장 공장 등에도 이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이번 수소 버너 채택 적용으로 현대차가 수소 기술이 더욱 진일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소는 토요타도 차세대 기술로 밀고 있다. 지난 2018년 토요타는 NOx 배출량을 대폭 낮춘 수소 버너를 개발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토요타는 액체 수소 연료를 탑재한 수소 엔진 코롤라를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NAPAC 후지 슈퍼텍 24시간 레이스에 세계 최초로 출전시킨 바 있다.

현대차는 수소 연료전지차를 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낸 경험이 있다. 수소 버너는 현대차가 가지고 있는 수준급의 수소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넥쏘의 후속모델도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차 코롤라 (사진=토요타)

현대차는 현재 수소 상용차 부문에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6일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를 국내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독일과 이스라엘, 국내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해 시장 파악에 나섰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대기질 개선사업에도 투입되고 올해부터는 기후 산업 전시 등에 참가해 현대차가 내세운 수소 모빌리티 비전을 알리는 데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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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글로벌 수소차 시장 점유율 60%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앞선 선구자가 되겠다는 현대차의 퍼스트 무버 전략이 통할지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는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을 친환경차로 전면 전환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출시를 통해 대형 상용차 전 차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했다”며 “친환경 상용차에 대한 고객들의 많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