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았더라도 반복적으로 전화를 걸어 부재중 표시를 남겼다면 스토킹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 18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2021년 10월 피해자 B씨에게 사업자금을 빌려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하고 연락처까지 차단당했다.
이후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가 차단된 사실을 알고 타인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29번에 걸쳐 전화를 했는고, 첫 번째 전화를 제외한 나머지 전화는 피해자가 받지 않아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문자메시지도 6회에 걸쳐 전송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상대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킨 행위라며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단 한 번의 통화로 공포심을 일으켰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부재중 전화' 표시가 스토킹처벌법에서 말하는 글이나 부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을 뒤집고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부재중 전화' 표시도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줄 수 있다며 실제 전화 통화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떠나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으로서는 적어도 미수신시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 벨소리나 진동음이 울리거나 부재중 전화 문구 등이 표시된다는 점을 알 수 있었고, 그러한 결과의 발생을 용인하는 의사도 있었다고 볼 있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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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피해자가 전화를 수신하지 않았다는 이유 만으로 스토킹행위에서 배제하는 것은 우연한 사정에 의해 처벌 여부가 좌우되도록 하고 처벌 범위도 지나치게 축소시켜 부당하다"고 전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