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로 불리며 사세를 키운 샤오미가 최근 스마트폰 및 가전 사업이 부진하자 신사업에 승부수를 건다. 샤오미가 낙점한 미래먹거리는 ‘전기차’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LG전자가 전장과 AI 사업에 승부를 건 것과 비슷한 행보다.
최근 샤오미가 발표한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 594억8천만위안(약 11조1천600억원), 순이익 32억3천만위안(약 6천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9%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13.1%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350억위안(약 6조5천700억원)이다. 생활가전 사업 매출도 15% 줄어든 168억위안(약 3조1천500억원)을 기록했다.
샤오미는 업황 악화에도 연구개발에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1분기 투입한 연구개발비는 41억위안(약 7천600억원)으로, 전년대비 17.7%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샤오미 R&D 직원 수는 1만6천458명이며, 전체 직원 수의 50% 이상이 연구인력이다. 샤오미는 지난 4월 AI 랩을 설립해 AI 관련 신사업도 개발 중이다. AI R&D 직원수는 1천200명을 넘어섰다.
2021년 전기차 업계 진출을 선언한 샤오미는 내년 상반기 전기자동차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샤오미 설립자 레이쥔 회장은 3월 말 트위터에 "샤오미가 연간 1000만대 이상의 전기차 판매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1분기 보고서 발표 후에도 전기자 양산을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레이쥔 회장은 작년 9월부터 샤오미 전자, 샤오미 소프트웨어 등 4∼5개의 계열사 회장직에서 물러날 정도로 전기차 사업에 열의를 보인다. 샤오미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누적 R&D 비용은 1천억위안(18조7천7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샤오미가 갑자기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주력 사업이던 스마트폰과 가전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지난해 출하량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출하량은 2억8천700만대로 2021년보다 14%가 감소했다.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3억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1분기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올해 1분기 중국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1년 전보다 11% 감소한 6천760만대를 기록했다. 이중 샤오미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또 다른 주력 시장인 인도 스마트폰 시장도 수요 둔화로 성장이 정체됐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샤오미(20%)는 지난해 1분기 21%에서 올해 1분기 16%로 점유율이 줄었다.
■ 정부 지원 힘입어 쑥쑥 크는 중국 전기차 시장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중국 당국이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를 육성하기 위해 강력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신에너지차 육성을 위해 2017년부터 구매 보조금을 지원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판매된 신에너지차만 688만7천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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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구매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고 중국 경제의 둔화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신에너지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하며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리창 중국 총리가 최근 신에너지차의 농촌 보급을 확대하고, 충전 인프라 확충을 지시한 만큼 시장 성장 가능성은 열려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신에너지차 판매를 900만대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보다 35%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