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취소…"냉각밸브 제어시스템 이상 때문"

과기정통부, 문제 해결 후 25일 발사 재시도 여부 결정

과학입력 :2023/05/24 17:13    수정: 2023/05/24 17:32

누리호가 냉각 밸브를 제어하는 컴퓨터 시스템 문제로 24일 예정된 발사를 취소했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이날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누리호 기립 후 오늘 발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냉각제로 쓰이는 저온 헬륨 공급을 제어하는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라며 "누리호 발사를 제어하는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이 생겨 발사를 취소했다"라고 말했다.

24일 과기정통부 오태석 제1차관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 취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지상 시설에서 발사체로 헬륨을 공급한 후 압력을 해제해 공급 장치를 분리하는 해압 밸브가 있는데, 이를 제어하는 발사체 컴퓨터와 설비 컴퓨터 간 통신에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12시24분 발사운용 절차를 시작했으나, 오후 3시경 이같은 문제가 발견됨에 따라 추진제 충전을 진행하지 않고 발사 과정을 중단했다. 

밸브가 수동으로는 문제 없이 작동하는 것으로 보아 소프트웨어나 통신 장치 관련 문제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오 차관은 "밸브가 수동으로는 작동하지만, 발사 직전 자동제어가 이뤄지는 발사자동운영모드(PLO) 단계에서 다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부득이하게 발사를 취소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발사 하루 전인 23일 누리호를 일으켜 발사대에 고정하고 엄빌리칼을 체결하는 과정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문제다. 

현재 항우연 연구진들이 통신 이상 현상에 대한 원인 규명과 해결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원인 분석 및 이상 현상에 대한 조치가 완료된 후 발사가 재개될 예정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발사체에는 많은 부분품과 소프트웨어 등이 쓰이는만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항상 있다"라며 "소프트웨어 문제이거나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장비의 문제일 수도 있어 점검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23일 누리호가 발사대에서 기립하고 있다. (사진=항우연)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 때엔 산화제 탱크의 수위를 측정하는 센서에 문제가 발생해 누리호를 다시 조립동으로 옮겨 점검했었다. 이번엔 발사체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 발사대에 세워둔 채로 점검 중이다.

24일이나 25일 이른 시간에 원인이 파악되고 문제가 해결되면, 25일 발사를 재시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25일 재발사를 하게 되면 발사 시간은 24일과 같은 오후 6시24분이다. 주탑재체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태양빛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황혼-여명 궤도'에 올리려면 이 시간대에 발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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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원인 파악이나 문제 해결에 시간이 더 걸린다면 발사가 더 미뤄질 수 있다. 탑재된 위성이 견딜 수 있는 시간이나 위성 보호를 위한 청정 공기 공급 시스템 가동 상황,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 현재 발사 예비일은 31일까지 일주일 간 잡혀 있다. 

오태석 차관은 "안전하고 성공적인 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해 25일 오전 중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상황을 종합 검토한 후 발사 일정을 다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