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삼성·SK하이닉스와 거꾸로 가는 이유

선제적 웨이퍼 증설 투자…장기공급계약에 수익성 확보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5/24 15:33    수정: 2023/05/24 17:22

반도체 업황이 나빠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등이 감산을 선언했지만 SK실트론은 오히려 반도체 실리콘 원판(Wafer) 생산 설비를 늘리고 있다. 다음 호황기를 준비하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2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은 대부분 증설 투자분에 장기공급계약(LTA)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 상황과 고객사와의 비밀 유지 조약으로 정확한 장기공급계약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2월 1일 경북 구미시 SK실트론 공장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SK실트론은 2026년까지 5년 동안 3단계에 걸쳐 2조3천억원을 300㎜(12인치) 웨이퍼 생산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3공단에 새로운 공장을 짓고 있다.

SK실트론은 지난해 구미공장 건설을 발표하며 2~3년 뒤 웨이퍼 수급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지속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은 투자 결정부터 제품 양산까지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다. 현재 쌓인 반도체 재고가 줄면 고객 수요는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실트론 300㎜ 실리콘 웨이퍼 제조 시설(사진=SK실트론)

이런 이유로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SK실트론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전망)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올리고,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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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SK실트론은 실질 수요를 바탕으로 대규모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 기반과 외형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방 업황이 저하됐지만 SK실트론은 장기공급계약에 맞춰 뛰어난 수익성을 이어갈 것”이라며 “전방 업체와의 교섭력이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SK실트론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