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삶의 이정표이자 동력이다. 꿈은 곧 미래의 삶이다. 꿈은 그래서 소중하다. 꿈은 사람마다 다르고 다른 만큼 다채롭다. 스타트업이 꾸는 꿈도 그럴 것이다. 소중하고 다채롭다. ‘이균성의 스타트업 스토리’는 누군가의 꿈 이야기다. 꿈꾸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른 꿈꾸는 사람을 소개하는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편집자주]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겐 우리가 네이버랍니다"
크리에이트립은 한국에 관한 종합 플랫폼이다. 한국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가 있고, 트렌디한 상품 정보가 있으며, 미용실 병의원 카페 음식점 숙박 등 개인 업소 예약 기능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사이트의 이용자가 100%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웹과 앱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6개 언어를 지원한다.
임혜민 크리에트립 대표는 이 사이트에 대해 “외국인이 사용하는 네이버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좋아하는 외국인이 한국의 트렌디한 모습을 한국 사람처럼 편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 외국인이 한국을 소비할 때 그 중심에 서고자 하는 셈이다.
■한국 방문 대만인 결제 건수 점유율 30%
“대만과 홍콩에선 한국을 여행하는 사람 가운데 크리에이트립을 모르는 사람이 드물 정도예요. 이들 나라에서 한국을 방문할 때 크리에이트립이 필수 앱이 된 것이죠. 결제 건수를 기준으로 할 때 대만 사람들의 경우 우리 점유율이 최대 30% 정도 됩니다. 대만 사람 100명이 한국을 방문하면 그중 30명은 우리 사이트를 통해 결제를 했다는 이야기죠. 일본인의 경우 이 비중이 5%를 넘기기도 했고요.”
크리에이트립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140만여 명이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진 뒤 현재 한국 인바운드 여행 시장의 1위는 일본이다. 2위가 대만이다. “요즘 일본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데 트렌디한 콘텐츠와 여행 예약 시스템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어요. 점유율 5%를 넘기며 약진하는 것도 다 그 덕분이죠.”
한국 인바운드 여행 시장은 현재 회복과 성장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한국을 가장 많이 방문한 외국인은 중국인이었어요. 코로나19 이후 아직도 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자유여행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2019년 최대 성수기 대비 현재 50% 이상 회복된 것으로 봐서 인바운드 여행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있고 다른 나라들로 더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죠.”
■한국 인바운드 여행 시장 10% 점유 목표
임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은 한 해에 1천800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또 방문자는 평균 130만~160만원을 쓴다고 한다. 이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 인바운드 여행 시장의 규모는 한 해 약 30조원에 달한다.
임 대표의 목표는 이중 10%를 점유하는 것이다.
“터무니없는 목표는 아니라고 봐요. 이미 대만의 경우 30%를 돌파한 기록이 있고, 일본도 5%를 넘긴 사례가 있으니까요. 한국을 자유여행으로 방문하는 외국인의 경우 우리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고 자부합니다.”
■외국인 직원 비율이 30%인 회사
크리에이트립의 임직원은 현재 70여 명이다. 이중 30%가 외국인이다. 모든 콘텐츠를 외국어로 만들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특이하게도 크리에이트립의 콘텐츠는 임직원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들도 참여한다.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방식이다. 방문지 등에 대한 품평이 대표적이다.
“외국인들이 작성한 콘텐츠를 보다보면 한국이 매우 트렌디한 나라라는 게 실감이 되요. 한국의 다양한 현대 문화를 소비하고 싶은 열망을 느낄 수 있는 것이죠. 다른 나라의 경우 유명한 역사 유물이나 자연환경이 관광의 모티브가 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미용 카페 음식점 심지어는 병의원까지 일상 곳곳의 문화가 향유하고 소비하고 싶은 대상이 되는 것 같아요. 그 모든 것이 K콘텐츠이지요.”
■외국인 직원의 경우 2주간 모국에서 재택
외국인 직원이 많다보니 크리에이트립에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외국인 직원의 경우 2주간 모국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것.
“외국인이지만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을 아주 잘 아는 직원들이지요. 모국 국민들한테 한국의 트렌디한 모습을 알리는 데 누구보다 뛰어난 역군이라 할 수 있어요. 이들이 하는 일에 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정식 연월차와는 별도로 모국 재택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지요.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것 같아요.”
또 모든 직원들에게 격월로 액티비티 활동을 지원한다. ‘ㅋㅌ데이’라고 하는데 동료들과 함께 오후 시간 동안 자유롭게 트렌디한 문화를 즐길 수 있게 1인당 5만원을 제공한다. 또 연간 120만원의 자기계발비도 지원한다.
■"한국 상품 역직구 서비스도 해요"
한국의 모든 게 소비된다면 당연히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도 대상이 되겠다.
“우리 사이트는 여행이 중심이지만 역직구 사업도 하고 있어요. 두 가지 이유 때문이지요. 한국의 트렌드와 상품을 좋아하지만 방문할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의 소비 욕구를 도와주자는 측면이 있고요. 또 하나는 한국 방문 여행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측면도 있어요.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게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역직구 사업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끊겼을 때 큰 도움이 되었다. 2년 가까이 해외여행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매출이 급락했을 때 역직구 사업이 버팀목이 될 수 있었던 것. 크리에이트립의 지난해 매출은 53억 원이었는데 여행과 역직구 사업의 비중은 약 7대 3 정도 된다.
코로나19가 풀리면서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올해는 약 100억 원 정도 예상되고, 내년에는 300억원을 보고 있다. 아직까지 영업 손실을 보고 있지만 내년 1분기부터는 월간 기준으로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외국어를 너무 좋아해 창업까지 했네요”
임 대표는 외국어를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영어를 좋아했고 그래서 외국어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외고에서 영어에 더 몰입하게 됐고 중국어도 배우게 됐다. 그러다보니 외국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일이 많아지게 됐다.
“외국인들과 지내다보니 그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한국 여행에 대해 묻는 사람들을 많이 봤으니까요. 우연히 한국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다른 나라 사람에게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외국인을 위한 한국 종합 플랫폼을 만들자는 구상까지 하게 되었지요.”
대학교 다닐 때 창업 동아리 활동을 했던 것도 도움이 됐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과 통계학을 복수 전공했는데 졸업하고는 존슨앤드존슨에 취업했지요. 1년 정도 다녔는데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고 느꼈고, 창업에 대한 생각이 끊이질 않아 퇴사하고 KAIST 경영대학 MBA 과정에 들어가 2년 동안 공부하며 창업을 준비해 크리에이트립을 설립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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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대표한테는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직접 사업으로 일구고 그 일에 푹 빠져 진심으로 즐기는 자의 에너지가 넘쳐났다.
덧붙이는 말씀: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가 추천한 다음 인터뷰 대상은 생활용품 시장을 혁신하는 와이즐리의 김동욱 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