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오너 구속에 사업 전략 '먹구름'

이 회장 법정 구속 선고되며 시총 5조원 날아가…추진 중인 계열사 IPO 절차도 난항

디지털경제입력 :2023/05/21 09:15    수정: 2023/05/21 21:48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됨에 따라 탄탄대로를 달리던 에코프로도 뜻하지 않던 암초를 만났다. 한 때 20조를 돌파했던 시가총액은 쪼그라 들었고 추진 중인 계열사의 기업 공개(IPO)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미공개 기업정보를 이용해 수억대 차익을 본 혐의(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은 서울고등법원 형사 5부(서승렬 부장판사)로부터 징역 2년에 벌금 22억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1심에서 이 전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을 면했지만 항소심에선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이 전 회장의 법정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에코프로 주가도 급전직하했다. 이날 에코프로의 주가는 전일 대비 6.78% 내린 55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이후 지난 16일 소폭 반등했지만 결국 19일 종가 기준 53만2천원으로 또 다시 곤두박질쳤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 (사진=뉴스1)

한 때 20조원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지난 19일 기준 14조1천659억으로 쪼그라들은 데다 증권업계는 에코프로의 주식에 매도의견을 내는 상황이다. 실제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를 45만원까지 내려잡았다.

당초 에코프로는 양극재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핵심광물로 분류되면서 최대 수혜 기업으로 분류됐었다. 회사는 지난 3월 SK온, 중국의 거린메이(GEM)와 손 잡고 새만금에 양극재 공전 전 단계인 전구체 공장 건립도 발표하며 급등세를 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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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오너 일가의 신뢰성 결여에 따른 계열사 IPO 추진 차질이다. 에코프로의 계열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4월 한국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IPO를 위해선 질적 심사요건에 따라 한국거래소에서 경영 투명성과 경영 안정성 등을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의 혐의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주주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분 구조상 사실상 대주주인 이 전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도 상장 절차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이승형)와 금융위원회 특별사법경찰은 에코프로의 또 다른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현직 임직원들이 추가로 기소가 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면 에코프로는 이에 따른 사업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