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NFT 정책 부재, 중소게임사 고통은 가중

[이슈진단+] '입법로비' 주장에 충격 휩싸인 게임산업 (하)

디지털경제입력 :2023/05/19 15:52    수정: 2023/05/19 19:26

"정치권이 개입하면 될 것도 안되는 것 같다. 지난해 연말 블록체인 게임 망했단 소리가 있었지만, 올 봄부터는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김남국 의원의 코인 거래 논란과 입법로비 의혹 이후 상황이 너무 암담해졌다."

판교에서 블록체인 게임사업을 진행 중인 중소게임사 A대표는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푸념을 늘어놨다. 벤처캐피탈(VC)에 투자를 받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모든 계획이 어그러졌다는 것이다.

A대표는 "국회의원 개인의 일탈을 블록체인 및 NFT 산업 전반의 문제로 결부시키는 것이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몇몇 정치인과 학자가 소문을 근거로 한 위메이드 등 기업 입법로비 의혹을 제기한 것에 놀라기도 했다. 같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소 기업은 전혀 배려하지 않은 독선적 행태"라고 질타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투자 논란과 위정현 교수의 위메이드 입법로비 의혹 발언 탓에 국내 블록체인·NFT 개발사는 급격히 얼어 붙었다. 블록체인 게임 및 관련 IT 사업 투자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청담 인근에 자리한 스타트업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블록체인 게임은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며 "그래도 언젠가 국내 서비스가 풀릴 것을 대비해 준비는 하고 있는데, 최근 분위기를 보면 스스로 희망고문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걱정되는 부분은 정부가 아직까지도 해당 사안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 라인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별로 블록체인에 대한 시각이 달라 혼란스럽다. 작은 회사 입장에서는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이다"라며 정부의 빠른 대응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행법상 국내에선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할 수 없다. 게임산업법 32조에 ‘게임물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법을 떠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블록체인 게임에 상반된 의견을 내놓아 업계에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게임위는 법을 근거로 지난해 양대 앱마켓에서 유통되던 P2E 게임 및 NFT 모바일게임 총 32개를 적발해 퇴출시킨 반면, 콘진원은 P2E 게임을 신성장 게임으로 꼽은 바 있다. 정부부처가 블록체인 게임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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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게임사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은 글로벌 게임 산업에서 이미 트렌드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의 정책적인 방향은 엇박자인 상황"이라며 "혼란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부 부처 및 국회 등 빠른 논의를 통해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치권에 만연한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문제삼는 목소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VC 관계자는 "김남국 의원이 보유한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를 두고 정치권에서 김치코인 또는 잡코인으로 폄하했다"며 "국내 가상자산의 대장주 역할을 하는 위믹스가 이렇게 공격을 받으니 시장에 충격이 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