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 부품 공급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대량 생산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아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된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0년 간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해왔으며, 마이크로 LED 대량 생산을 애플이 직접 수행할 예정이다.
이는 그 동안 제조사에 제품 사양만 제공하고 생산은 업체에 맡겨왔던 애플의 그 동안의 생산 방식과는 대조를 이룬다.
수년 간 해당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관계자는 "애플은 지난 10년 동안 마이크로 LED 연구 개발과 샘플 제작에 최소 10억 달러(약 1조 3,360억 원)를 투자했다"며, "애플은 미래 제품을 위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한 더 많은 통제권을 확보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 LED는 더 높은 색상 정확도와 더 높은 밝기, 전력 효율도 높아 OLED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 대만에 비밀 R&D 시설 운영
대량 생산에는 최소 수만 개의 초소형 마이크로 LED 칩을 기판으로 옮기는 작업이 포함된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대만 북부 타오위안 시 롱탄 지구에 있는 애플의 비밀 R&D 시설에서 수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미국, 대만, 일본에 디스플레이 R&D 팀을 두고 있으며, 대만에 있는 팀에는 1,000명이 넘고 대만 정부는 2020년에 애플의 R&D 시설 확장 신청을 승인하기도 했다. 대만 롱탄 시설은 애플이 TSMC와 협력해 증강현실용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한 곳이기도 하다.
디스플레이는 애플 제품에서 가장 비싼 부품 중 하나로, 애플은 2017년 아이폰에 OLED 디스플레이를 처음 도입한 이후 삼성 디스플레이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애플은 삼성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테크놀로지 등 다른 공급업체를 영입하려 시도한 바 있다.
애플은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마이크로 LED 부품은 독일 조명 기업 ams 오스람, 백플레이트는 LG디스플레이, 12인치 웨이퍼는 TSMC와 협력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애플은 마이크로 LED 스크린용 드라이버 집적 회로를 설계하는 것 외에도 대량 전송 프로세스를 제어하기 위해 일부 생산 장비 자체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항상 자체적으로 대량 생산을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애플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한 통제권을 가질 수 있도록 자원을 할당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 아직 샘플 단계...향후 애플워치·아이폰에도 적용 계획
애플의 마이크로 LED 기술은 아직 샘플 단계에 있으며, 2025년까지 기술을 완성해 애플워치에 먼저 도입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대량 생산에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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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샘플을 본 한 관계자는 "애플의 궁극적인 계획은 주력 제품인 아이폰에 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의 디스플레이 분석가 에릭 치우는 마이크로 LED 칩이 매우 작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센서와 통합해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제품에 지문 인식이나 건강 관련 감지 기능을 제공할 수 있으며, 폴더블 스마트폰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